2020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로 뽑힌 황의조.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 감독이 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와일드카드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4살 이하 선수로 구성돼있다. 다른 종목의 경우 보통 만 16살 이상이면 누구나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지만, 올림픽 축구는 나이 제한(만 23살 이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도쿄올림픽의 경우에는 대회가 1년 연기되며 예외적으로 24살 이하의 선수들까지 참가가 가능하다.
올림픽 축구에 나이 제한이 생긴 것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때부터다. 하지만 논의 자체는 1980년대에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은 아마추어리즘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 프로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엄격히 금지했는데, 이런 제한 때문에 프로스포츠 중심의 자본주의 국가 선수들은 실력이 좋아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원칙적으로 프로스포츠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주의권에서는 우수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메달을 휩쓸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런 상황을 문제 삼아 1982년 “올림픽 축구 참가 자격을 23살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참가 나이에 제한을 둬, 전력의 균형을 맞춰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속내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수준을 낮춰 피파가 주관하는 국제 축구대회 월드컵의 위상을 높이려는 계산이었다. 당연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쪽에서는 반대 의사를 밝혔고, 10년간 이어진 줄다리기 끝에 결국 1992년 대회 때부터 23살로 나이를 제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이는 남자축구에만 적용되는 규정으로, 여자축구는 23살이 넘어도 참가가 가능하다.
올림픽 축구에 나이 제한이 생기자, 올림픽 인기 종목이던 축구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피파가 아이오시를 달래기 위해 마련한 것이 와일드카드 제도다. 사실 와일드카드는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로, 국제적으로는 ‘오버 에이지’라는 말을 쓴다. 이 제도를 통해 1996 애틀랜타 대회때부터 올림픽 축구팀은 24살 이상의 선수 중 3명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2016 리우올림픽 축구 대표팀 와일드카드는 손흥민, 장현수, 석현준이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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