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동메달 딴 킴 콜린스
1997년 ‘역대 최하위’ 기록
올 복귀뒤 ‘35살 최고령 메달’
1997년 ‘역대 최하위’ 기록
올 복귀뒤 ‘35살 최고령 메달’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 총면적이 서울의 절반이고, 인구는 4만6300명(2005년 기준)에 불과한 이곳에는 ‘킴 콜린스’ 고속도로가 있다. 육상 경기장이나 공항에도 그의 이름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킴 콜린스의 날’도 있다. 100m 선수 킴 콜린스(35)는 세인트키츠네비스의 영웅이자 자랑거리다.
콜린스가 세계육상선수권에 등장한 때는 1997년이었다. 이전에도 10초대를 주파한 ‘총알’이었지만, 세계선수권 데뷔전에서는 중도에 문제가 생겨 21초73 기록을 냈다. 이 기록은 아직도 세계선수권 남자 100m 최하위 성적으로 남아 있다.
쓴맛을 본 콜린스는 자메이카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고, 2000 시드니올림픽 때 100m 결선에서 7위에 올랐다. 2001 세계선수권 200m에서 조국에 처음 동메달을 안겼고, 2003 세계선수권 때는 100m 금메달(10초07)을 따냈다. 당시 100m 결승전에서 1번 레인의 콜린스는 팀 몽고메리(미국), 드웨인 체임버스(영국) 등과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해 사진 판독 끝에 1위를 확인받았다. 0.02초 박빙의 승부였다. 세인트키츠네비스는 콜린스의 금메달을 기념하기 위해 8월25일을 공식 기념일로 만들었다.
30살을 넘기면서 쇠퇴 기미가 보였다. 2009 세계선수권 100m 준결승 탈락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 35살 나이로 전격적으로 트랙 복귀를 했고, 28일 대구세계선수권 100m에서 깜짝 3위(10초09)를 차지하며 노장만세를 불렀다. 역대 세계선수권 100m 최고령 메달리스트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이전까지 100m 최고령 메달리스트는 1993 세계선수권 때 린포드 크리스티(영국·33살135일)였다.
콜린스는 “볼트가 실격했을 때 내게도 기회가 왔다 싶었다. 그게 게임이고 인생”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상대 위에 서게 되어 기쁘다. 내년 올림픽에서도 반드시 이 위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2 런던올림픽은 그의 5번째 올림픽이 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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