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유승희(왼쪽)와 박지현이 2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개막전 도요타 안텔롭스와 경기에서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챔피언은 강했다.
여자농구 아산 우리은행은 2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개막전 도요타 안텔롭스와 경기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93-90으로 이겼다.
치열한 승부였다. 이날 두 팀은 3쿼터(2점 차)를 제외한 1, 2, 4쿼터를 모두 동점으로 마칠 정도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통합 챔피언이고, 도요타는 일본 W리그 정규 2위를 기록한 강호다.
팽팽하던 균형추를 기울게 한 건, 연장전 들어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 이적생 유승희였다. 이번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을 떠나 우리은행에 합류한 유승희는 이날 20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연장전에선 중요한 시기마다 3점슛을 꽂으며 상대 흐름을 끊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들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김단비는 26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 더블’을 달성했고, 박지현은 21득점을 뽑았다. 여기에 나윤정도 결승골이 된 마지막 3점슛을 포함해 15득점을 내며 힘을 보탰다.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왼쪽 둘째)과 김단비가 2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개막전 도요타 안텔롭스와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노리고 있다. WKBL 제공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 뒤 “국제대회 격상 뒤 첫 경기인데 좋은 경기를 했다. 2차 연장까지 가서 재밌는 경기였다”고 했다. 위 감독은 인터뷰실에 수훈 선수 인터뷰를 위해 함께 들어온 유승희와 나윤정을 두고 “박지현, 김단비가 물론 중심을 잡는 선수이고 이름이 있지만, 이 자리에 있는 둘이 잘해서 승리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데뷔전을 치른 유승희는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뛰는 것도 오랜만이고,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경기였다”라며 “내가 못해서 팀의 이름에 폐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연장에 슛이 몇 개 들어가긴 했지만, 40분 동안 부진해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5년 시작한 박신자컵은 이번 대회부터 국제대회로 규모를 키웠다. 명칭에서 ‘서머리그’를 지웠고, 우승상금도 3천만원(종전 1천만원)으로 3배 키웠다. 참가팀도 한국여자프로농구 6개팀을 비롯해 일본, 오스트레일리아(호주), 필리핀 등 국외팀 4곳까지 총 10개팀으로 최대 규모다.
이번 대회는 이날 개막전을 시작으로 9월3일까지 청주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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