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네츠의 가드 카이리 어빙. AP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후반기 판세를 흔들 ‘빅 딜’이 성사됐다. 브루클린 네츠의 카이리 어빙(31)이 댈러스 매버릭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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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피엔>(ESPN) 영미권 스포츠 전문매체들은 5일(현지시각) 브루클린이 어빙을 댈러스 가드 스펜서 딘위디와 포워드 도리안 핀니-스미스에 2027·2029년 드래프트 픽까지 얹어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한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이적은 지난 3일 어빙이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지 이틀 만에 성사된 것이다. 댈러스 외에도 엘에이(LA) 레이커스, 엘에이 클리퍼스, 피닉스 선즈 등 팀이 어빙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빙이 이탈하면서 엔비에이 챔피언 반지를 위해 의기투합했던 브루클린의 슈퍼팀은 4년 만에 해산하게 됐다. 브루클린은 2019년 케빈 듀란트와 어빙, 2021년 제임스 하든을 데려와 리그 최고의 스타들을 조합했다. 프랜차이즈 사상 첫 우승을 목표로 야심 차게 가동했던 프로젝트는 그러나 두 번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스윕’ 패배(2018∼2019, 2021∼2022)와 동부 콘퍼런스 준결승(2020∼2021)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1월 하든이 떠났고, 1년 뒤 어빙도 떠난다.
실상 전력은 ‘콩가루’에 가까웠다. 지난 시즌 어빙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뉴욕시 방역 수칙을 위반으로 29경기(전체 8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다룬 영화와 책을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가 사회적 파장을 낳고 다시 여덟 경기를 놓쳤다. 어빙은 브루클린에 있는 동안 정규 시즌
278경기 중 143경기(51%)밖에 뛰지 못했다. 사실상 ‘슈퍼팀’은 제대로 가동된 적이 거의 없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제이슨 키드 감독(왼쪽)과 루카 돈치치. AP 연합뉴스
한솥밥을 먹게 된 돈치치(왼쪼)와 어빙. EPA 연합뉴스
다만 ‘사회적 해악’에 가까운 코트 밖 행보에도 코트 안에서의 어빙 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올 시즌 어빙의 기록은 경기당
27.1득점 5.1리바운드 5.3도움에 야투율 49.6%. 평균 득점만 보면 지난 열두번의 시즌 가운데 세번째로 높다. 마침 행선지는 현재 엔비에이 최고의 ‘
농구 천재’ 중 한 명인 루카 돈치치가 이끄는 댈러스다. 이미 지난 시즌 돈치치의 ‘원맨쇼’ 활약으로 서부 콘퍼런스 결승까지 올랐던 댈러스와 어빙의 후반기 시너지에는 기대를 걸어볼 법하다.
현재 브루클린은 동부 콘퍼런스 4위, 댈러스는 서부 콘퍼런스 6위에 위치해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