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9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와 함께 우승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프로야구 엔씨(NC) 다이노스가 2020 케이비오(KBO) 정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창단 뒤 9년 만에 이룬 쾌거다.
엔씨는 24일 홈구장인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엘지(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 81승5무53패로 남은 5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동욱(46) 감독은 전력분석 프론트 출신 답게 철저한 데이터 야구를 구사, 2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올려 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엔씨는 2018년 리그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이 취임한 2019년 5위, 2년째 되는 올해 1위를 하며 팀 전력이 수직 상승했다. 2005년부터 케이비오리그에서는 삼성, 에스케이(SK), 기아(KIA), 두산이 번갈아가며 정규리그 우승을 해왔는데 케이비오리그 9번째 구단인 엔씨가 이런 구도를 깼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선수 확충, 그리고 투수
구창모(23), 타자 강진성(27) 같은 신예들의 깜짝 활약이 우승의 비결로 분석된다. 엔씨는 2018년 말 125억원을 투자해 케이비오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33)를 영입했다.
엔씨 다이노스 양의지가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엘지 트윈스와 경기에서 5회말 1사 2루에서 역전 좌월 2점 홈런을 치고 선행주자 나성범의 환영을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올 시즌 포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양의지는 전날까지 타율 3할2푼7리, OPS 0.991을 기록하며 엔씨 공격을 이끌었다. 주전 포수로서 노련한 볼 리드는 마운드에 안정감을 심어줬다. 시즌 중반까지 평균자책점(ERA) 1위를 달리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론되던 구창모도 결국 양의지의 리드가 있었기에 활약이 가능했다. 양의지는 이날 경기에서도 1-1 팽팽하던 5회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장성호 〈케이비에스엔〉(KBSN) 해설위원은 “양의지가 팀 공수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전반적인 전력상승을 가져온 것이 가장 큰 우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양의지가 중심을 잡자 나성범을 비롯해 강진성까지 덩달아 살아나면서 공격력이 극대화 됐다. 엔씨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이 점수를 뽑은 팀에 올랐다.
엔씨의 남은 과제는 이제 다음 달 17일부터 서울 고척돔에서 시작하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동안 5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하긴 했지만, 코리안시리즈 직행은 처음이다. 장성호 위원은 “큰 경기를 치른 경험이 적은 약점을 남은 기간 잘 보완해야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