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지역 방송인 <엠에이에스엔>(MASN)의 록 커밧코 기자가 27일(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볼티모어 오리올스 신인들의 우스꽝스런 복장 사진. 김현수(오른쪽 둘째)는 텔레토비의 뚜비로 변신했다. <볼티모어 선>은 “신인 선수들은 이런 복장으로 캐나다(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가야 한다”고 전했다. 록 커밧코 기자 트위터 갈무리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텔레토비의 ‘뚜비’가 됐다. 통역은 피카추 의상을 입었다. 김현수에 앞서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슈퍼마리오에서 마리오의 동생(루이지) 복장을 했다. 최지만(LA 에인절스)은 뚱뚱한 스모 선수 복장 때문에 야구장 입장 통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현수, 오승환, 최지만의 공통점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들이라는 것. 이들은 40년 가까이 된 메이저리그의 짓궂은 전통인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을 수행한 것이다. ‘루키 헤이징’은 ‘신인 골려주기’, ‘신인 괴롭히기’쯤으로 해석된다. ‘루키 드레스업 데이’(Rookie DressUp day)로도 불리는 ‘루키 헤이징’은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미국프로농구(NBA), 미식축구(NFL) 등에서도 연례행사로 치러진다. 메이저리그 루키 헤이징은 구단별로 보통 정규리그 마지막 원정에 즈음해서 신인들이 단체로 우스꽝스런 복장을 하고 원정경기를 가는 식으로 행해진다.
슈퍼마리오 캐릭터로 분한 오승환(오른쪽).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페이스북 갈무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지난해 꽉 끼는 녹색 타이츠에 물음표를 달고 있는 리들러(배트맨의 악당) 복장을 했고, 류현진(LA 다저스)은 2013년에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유령인 마시멜로맨으로 변신했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1500달러를 주고 구매한 양복이 가위질당하는 경험을 했다. 올 시즌 신인 신분인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아직 신고식을 치르지 않았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면서 열외가 된 상황이다. 미네소타는 지난 16일 ‘루키 드레스업 데이’를 했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루키 헤이징’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올시즌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 승률)을 노리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가 한 예다. 2005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던 니퍼트는 당시 엘에이(LA) 다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 엘에이 레이커스 농구 선수 카림 압둘 자바 복장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203㎝의 큰 키에 어울리는 복장이었다고 하겠다. 니퍼트의 압둘 자바 복장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기사(http://www.si.com/mlb/photos/2011/09/23mlb-rookie-hazing-through-the-year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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