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진출 좌절에 아쉬움
‘월드 리베로’ 여오현(34·삼성화재)이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1m75의 ‘땅콩’ 여오현은 14일(한국시각) 2012 배구 월드리그 2주차 경기(15~17일)를 위해 프랑스 리옹에 도착한 직후 “나와 올림픽은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세 번째 도전을 했지만 이번에도 실패를 했다”며 “런던올림픽 무대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생각이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대표팀 은퇴의 뜻을 밝혔다.
한국은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에서 3승4패(승점 7점)를 기록해 8개 팀 중에서 6위에 그쳐 런던행이 좌절됐다. 여오현은 “너무 허탈하다.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V리그 라운드도 줄이고, 모든 포커스를 올림픽에 맞췄어야 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지금은 몸도 힘들고 마음도 아프다. 대표팀은 이번 월드리그가 마지막”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여오현은 2001년 창원 아시아선수권에서 국가대표에 발탁돼 12년 동안 주전 리베로로 뛰어왔다. 국제대회 때마다 빼어난 리시브 능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면서 월드 리베로로 우뚝 섰다. 이번 월드리그에서도 리시브 1위(성공률 73.24%), 디그 3위(세트당 2.53개) 등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가대표 생활은 끝이지만 선수생활은 이어간다. 여오현은 “국가대표는 힘들지만 선수생활은 팀에 도움이 될 때까지는 계속 뛰고 싶다. 은퇴 이후에는 후배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오현은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좀더 열정을 갖고 헌신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배구는 팀워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종목이다. 모든 선수들이 마음이 맞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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