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나는대한민국의국민타자다”
결정적 순간마다 ‘펑’
해결사 본능 잠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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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에서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이번 시즌 1군 경기에서 1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9안타, 1홈런, 5타점에 타율은 0.141에 불과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요미우리에서 연봉 6억엔(58억원)을 받는 4번 타자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승엽이 대표팀 타선에 합류하면 해볼 만하다. 무조건 4번 타자로 쓰겠다”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국가대표팀에서 그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도 “어릴 적부터 태극 마크를 다는 게 꿈이자 목표였다”며 대표팀의 부름에 주저하지 않았다. 예선 6경기에 나와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국내에서도 비난을 받았다. 스스로도 “후배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말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 그가 결정적인 순간에 왜 자신이 ‘국민 타자’로 불리는지를 보여줬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선 8회 극적인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뽑더니, 아마 야구 최강 쿠바와의 결승전에선 금메달을 확정짓는 2점포를 쏘아 올렸다. 이번 대회 안타 5개(타율 0.167) 중 2개가 2경기 연속 결승 홈런이었다. 국민에게 희망을 쏘아올린 홈런포였다. 과연 승부사다운 모습이었다. “돌아오면 2군행이 확정적이다.” 결승에서 극적인 역전 결승 2점 홈런으로 일본을 침몰시키자 일본 언론은 이승엽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는 24일 열린 베이징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선 준결승, 결승에서밖에 한 일이 없다”면서 “일본에선 또 힘들게 시작할 것 같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디서든 열심히 했으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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