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모자 챙에 오륜마크와 ‘금’(金)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광현, 예선전 이어 8이닝 2실점 호투
“역시 일본 타자들은 준비를 많이 하고 나왔더군요. 유인구에 속지 않고, 안타를 쳐내려고 벼르고 나온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야구대표팀 막내 김광현(20·SK)은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도 일본 타자들을 미리 분석해 준비하고 나왔는데, 역시 내가 던지는 공에 쉽게 방망이가 나오지 않아 처음엔 힘들었다”며 “오늘 잘 던져 팀이 승리해 다행이지만, 앞으로 갈수록 일본에 대한 부담감은 더 커질 것 같다”고 힘들었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광현이 ‘일본 킬러’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주니치 드래건스전에서 호투했던 김광현은 이번 대회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뤘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겁 없는 투구를 펼친 탓에 일본이 미국에 승부치기에서 지는 순간 김광현의 선발등판은 거의 의문의 여지 없이 결정됐다.
지난 16일 일본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5⅓회 동안 삼진 7개와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기에 한국으로선 더 이상 좋은 대안은 없었다. 시속 140㎞ 중후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운 김광현은 “일본타자들의 타이밍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나이 어린 김광현이 초반에 다소 흔들리는가 싶더니 2회부터 살아나 8회까지 잘 버텨줬던 것이 사실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계현 투수코치는 “완투까지 생각했지만, 초반에 너무 힘을 많이 쏟으며 던져 9회엔 윤석민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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