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일전 명승부
역대 야구 한일전은 드라마같은 명승부를 많이 연출해냈다.
2000년 이전에 가장 극적인 승부는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최종전에서 나왔다. 당시 한국은 8회초까지 0-2로 끌려가다가 8회말 1-2로 따라붙었고, 1사 3루에서 김재박(LG 감독)의 ‘폴짝’ 뛰는 개구리번트로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2사 1·2루에서는 한대화(삼성 수석코치)가 왼쪽 폴대를 때리는 3점홈런을 작렬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2000년 이후 한일간 자존심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일본을 무너뜨린 선봉장은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예선전에서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던 이승엽은 3, 4위전에서는 8회말 2사 2·3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마쓰자카를 무너뜨렸다. 한국은 3-1 승리를 거두며 야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2003년 11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는 가장 뼈아픈 패배로 되새김된다. 한국은 대만전에 패한 뒤 일본전에 총력을 다했으나, 선발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일본 투수진에 5안타로 막히면서 0-2로 패해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을 놓쳤다.
삿포로 충격에서 벗어난 것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은 0-2로 뒤지다가 5회 1점을 따라붙었고, 8회 이승엽의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이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의 말을 무색케 한 경기였다. 이진영(SK)은 이날 경기에서 환상의 다이빙캐치로 ‘국민우익수’가 됐다.
한국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꺾은 것은 1963년 제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때(3-0 승리)였다.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때는 박찬호(LA다저스) 등의 드림팀을 앞세워 13-1 콜드승으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1980년 이후 한일전 맞대결 성적은 25승40패로 일본이 앞서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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