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야구의 `연장 11회 승부치기' 규정 도입에 강하게 반발했던 일본이 한 발 물러섰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29일 반발의 진앙 격인 호시노 센이치 야구대표팀 감독이 "(승부치기 도입이 보류될)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 규칙으로 정해지면 어쩔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시노 감독은 새 규정 도입을 기정 사실로 보고 8월 초 대표팀 합숙훈련시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야구연맹(IBAF)의 일방통행에 대해서는 "미국만 (도입 사실을) 알고 있고, 우리는 몰랐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미국에 굽실거리기만 하는 건 한심하지 않나"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호시노 감독의 태도 변화는 일본아마추어야구연맹이 "(새 규정 도입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야구계는 앞으로 항의는 계속한다는 입장이어서 불씨는 남아있다.
한편 IBAF가 새 규정을 도입한 계기는 의외로 일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스위스 IBAF 집행위원회 때 하비 실러 회장이 경기 시간 단축 필요성을 언급하자 IBAF 제1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마쓰다 마사타케 야구연맹 회장이 "일본은 사회인야구에서 승부치기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는 것이다.
일본야구연맹은 실러 회장이 이를 계기로 승부치기 도입을 적극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8일 프로측 일본야구기구(NPB)를 방문해 "올림픽에 적용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우리들의 부덕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사과했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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