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의 로빈슨 카노(오른쪽)와 진 세구라가 14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1라운드 D조 이스라엘과 3차전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메이저리거 ‘호화 멤버’를 두루 갖춘 카리브 제도의 야구 강호들이 외나무다리에서 격돌한다.
15일(한국시각) 베네수엘라가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D조 1라운드 3차전에서 니카라과를 4-1로 꺾으면서 3승을 달성, 8강행 고지를 선점했다. 남은 자리는 하나, 베네수엘라의 선전 덕에 안 그래도 쟁쟁했던 D조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특히, 똑같이 2승1패로 마지막 4차전 외나무다리에서 마주하게 된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의 ‘빅매치’에 관심이 쏠린다.
도미니카는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던 최강팀이다. 미국 <엠엘비닷컴>이 지난 8일 내놓은
세계야구클래식 예상을 보면 전문가 11명 중 9명이 도미니카의 결승행을 점쳤다. 역대 최강 황금세대를 구축한 일본(6명)이나 야구의 본산 미국(3명)을 웃돈다.
미국보다 화려한 미국 야구의 중역들이 즐비한 도미니카에 거는 기대는 컸다.
도미니카는 이날 이스라엘과 3차전에서 10-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전날 니카라과전 승리(6-1)에 이어 순조로운 듯 보이지만 결국 발목을 잡은 건 베네수엘라에 당한 첫 경기 패배(1-5)다. 당시 도미니카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민 말린스)를 선발로 냈으나 알칸타라가 홈런 포함 3⅔이닝 3실점 5피안타 3볼넷으로 무너지면서 졌다.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이스라엘을 퍼팩트 게임으로 완파한 뒤 환호하고 있다. 마이애미/USA투데이 연합뉴스
도미니카의 운명은 마지막 푸에르토리코전에 걸려있다. 푸에르토리코 역시 2차전서 베네수엘라에 패했으나(6-9) 14일 이스라엘을 세계야구클래식 역사상 첫 팀
퍼팩트 게임(비공식)으로 잡아내는(10-0) 등 기세가 남다르다. 푸에르토리코는 2013년과 2017년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10년 묵은 준우승팀의 염원을 담아 대부분 선수가 머리를 금발로 물들였다.
도미니카는 2013년 대회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우승한 팀이기도 하다. 최강 도미니카의 자존심 회복과 푸에르토리코의 복수 사이, 물러설 곳 없는 두 팀의 승부는 오는 16일 아침 8시에 펼쳐진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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