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안방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장해 역투하고 있다. 토론토/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1000이닝 달성이란 금자탑을 쌓고도 웃지 못했다. 왼쪽 팔뚝 통증으로 조기 강판했기 때문인데, 특히 이 부위는 지난 4월에도 고통을 호소했던 곳이라 다시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안방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장해 4이닝 동안 공 58개만 던지며 4피안타(2피홈런) 3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했다.
직전 경기인 지난달 27일 엘에이(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팔꿈치가 당기는 느낌 때문에 5이닝 만에 조기 강판했던 류현진은 이날 4회까지 공을 던지고 고통을 느끼는 듯한 표정을 보였고, 이내 교체됐다.
경기 뒤 류현진은 기자들과 만나 “사실 경기 전엔 평소대로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러나 경기 중 지난번 조기 강판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 피트 워커 투수 코치와 찰리 몬토요 감독에게 말하고 교체됐다”고 했다. 그는 이날 등판에 대해 “약간 후회스럽다”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 4월1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 때도 왼쪽 팔뚝 통증을 호소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한 달 동안 재활한 뒤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4경기 만에 다시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낀 셈이다.
실제 이날 류현진은 구속도 평소보다 떨어졌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즌 평균 시속 144㎞에 달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시속 141㎞ 정도에 머물렀다.
구속이 떨어지며,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얻어맞기도 했다. 1회 상대 첫 타자인 A.J. 폴락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했고, 4회 호세 아브레우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4·5호 피홈런.
류현진은 이날 대기록을 세우고도 부상 때문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류현진은 1회 폴락에게 홈런을 맞은 뒤 후속 타자를 차례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고, 메이저리그 1000이닝 달성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2013년 데뷔한 뒤 10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 선수로서는 박찬호(1993이닝)에 이어 두번째다.
한편 토론토는 아픈 몸으로도 4이닝을 5-3으로 막아낸 류현진 덕분에 최종 7-3으로 이기며 7연승을 기록했다. 다만 류현진은 4회에 강판해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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