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23) 9단이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사상 첫 꿈의 ‘90% 승률’ 유지도 위태롭게 됐다.
신진서는 16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YK건기배 본선 6라운드에서 흑을 쥔 강동윤(34) 9단에게 219수 만에 불계패했다. 지난 12일 GS칼텍스배 16강전에서 백홍석(36) 9단에게 덜미를 잡힌 뒤 2연패.
신진서는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란커배에서 결승까지 치달으며 자신의 연승 신기록(29연승)을 세웠고, 통산 700승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귀국 뒤 벌어진 대국에서 잇따라 무너지며 연승 행진이 깨졌다. 신진서가 번기 승부가 아닌 대국에서 2연속 패배한 것은 2년여만이다.
무엇보다 올해 5패(47승)째를 경험하면서 승률이 90.38%로 떨어졌다. 꿈의 90% 승률을 얻기 위한 여정은 더욱 험난해졌다. 역대 한국 바둑에서 연간 승률 90%를 돌파한 기사는 없었다.
백을 잡은 신진서는 이날 초반 전투에서 실착하며 불리해졌고, 중반 이후에도 크게 뒤진 형세를 뒤집을 기회를 놓쳤다.
신진서의 부진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강행군 여파로 여겨진다. 항공편 이동 이후 대국장까지 교통편도 만만치 않았고, 짧은 시간 동안 32강부터 4강까지 대면대국을 치르면서 피로가 겹쳤다.
귀국해서도 몸은 완전한 상태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바둑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관록의 선배들과 대국하면서 허점을 노출한 셈이 됐다.
물론 신진서가 평소 연승행진에 연연하지 않았고, 이번 YK건기배 또한 리그전이어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진서는 YK건기배에서도 5승1패로 독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대회 우승에 중점을 두는 만큼, 앞으로 예정된 엘지배 본선과 란커배 결승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백홍석 해설위원도 “신진서 9단이 중국에서 대회를 치르고 돌아온 뒤 체력적으로 힘든 것 같다. 체력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금방 본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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