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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아트가 왠지 부담 스럽다고? 포스터·토이에 눈 돌려봐

등록 2021-04-23 04:59수정 2021-04-23 09:58

유명 작품 프린트로 구매 가능
신진 작가 한정판도 노려볼 만
‘아트 토이’도 수집가들 표적
아트 서점 ‘포스트 포에틱스’에서 구매한 판화가 스테판 막스의 한정판 프린트. 사진 강현욱(스튜디오어댑터 팀장)
아트 서점 ‘포스트 포에틱스’에서 구매한 판화가 스테판 막스의 한정판 프린트. 사진 강현욱(스튜디오어댑터 팀장)

그래도 당신은 아트를 사는 게 적지 않게 고민이 될 것이다. 1천만원의 유동 자금이 있다면 당신은 어쩌면 아트 대신 비트코인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100만원의 자금이 있다면 똘똘한 주식을 더 사고 싶을 것이다. 여전히 아트는 당신에게 좀 먼 이야기다. 그렇다면 아트를 구매하지 않고도 집의 남는 벽을 갤러리로 만드는 좀 더 저렴한 방법들이 있다.

아트 대신 아트 포스터

유명한 작가들의 아트를 포스터 형태로 살 수 있는 곳은 많다. 이건 사실 오래된 유행이다. 당신이 1970~1980년대 생이라면 이발소에 걸려있던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나 고흐의 〈해바라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좀 촌스럽지 않냐고? 그렇지 않다. 구매 팁은 지나치게 유명한 작가들의 명화를 고르지 않는 것이다. 색상이 강렬한 추상 화가들의 작품 프린트를 선택하면 실패할 일이 없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아트 포스터는 알렉산더 칼더 같은 추상 화가의 전시회 포스터나 독일 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포스터들이다. 아마도 당신은 이 포스터들을 인스타그램의 인테리어 계정들에서 이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구매도 쉽다. 서울 중구에 있는 ‘와일드덕’이나 성동구에 있는 ‘알비’ 같은 프린트 전문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디자인의 포스터를 액자까지 함께 주문할 수 있다. 프린트 베이커리(www.printbakery.com), 쿠나장롱(kunajangrong.com), 오픈 에디션(openedition.co.kr), 알앤샵(rnshop.net) 등의 누리집을 방문한 다음 마크 로스코나 김환기, 칼더의 대형 포스터를 저렴하게 사 벽에 걸어보시라. 진짜 아트를 거는 것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영화 포스터는 아트다

〈그랑 블루〉와 〈바그다드 카페〉의 포스터를 거대하게 걸어두던 1990년대 카페 인테리어 유행은 시효를 다했다. 영화 포스터는 그간 많은 카페와 집들의 아트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사라졌다. 영화 포스터를 집에 거는 것은 영화광들을 제외하면 더는 힙한 유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 포스터를 다시 생각할 시기가 왔다. 어떤 영화 포스터들은 순수 아트나 디자인 포스터 못지않게 비어있는 벽을 근사하게 채워준다. 가장 중요한 팁은 유명하지 않은 영화의 대형 포스터를 선택하는 것이다. 성수동의 빈티지 숍 사무엘 스몰즈 인스타그램 계정(instagram.com/samuel_smalls_archive/)을 방문하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가수 프린스의 〈퍼플 레인〉 같은 영화들의 대형 포스터를 살 수 있다. 감명 깊게 봤던 영화의 포스터를 고르기보다는 감각있는 숍이 현대적 인테리어에 어울리도록 선별한 포스터를 구매하길 권한다. 혹은 이베이를 노리는 것도 권한다. 최근 몇 년간은 1970~1980년대 생산된 폴란드산 빈티지 영화 포스터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당시의 폴란드 수입사들은 할리우드 영화를 개봉할 때도 포스터를 아티스트들에게 새롭게 맡겨서 작업했다. 그 빈티지한 모던함은 놀라울 정도다.

포토그래퍼 less의 작품과 아티스트 이윤성의 한정판 프린트로 장식한 침실. 사진 강현욱(스튜디오어댑터 팀장)
포토그래퍼 less의 작품과 아티스트 이윤성의 한정판 프린트로 장식한 침실. 사진 강현욱(스튜디오어댑터 팀장)

작가들의 한정판 프린트를 노려라

작가들은 종종 자신의 작품을 프린트 형태로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곤 한다. 특히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팝아트 작가들이 인스타그램이나 오픈 마켓 등을 통해 한정판 프린트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얼마 전 팝아트 작가인 이윤성의 작품을 프린트로 구매했다. 이윤성은 워낙 크기가 거대한 작품을 그리는 작가라 아무리 여유 자금이 있어도 집 벽의 높이가 3m를 넘지 않는다면 작품을 구매해서 집에 전시하기는 힘들다. 대신 조금 작은 사이즈로 만든 프린트라면 큰 부담 없이 구매해서 벽에 걸고 즐길 수가 있다. 판화·포스터 샵인 ‘프린트 베이커리’는 종종 ‘아트슈퍼마켓’을 연다. 몇 년 전 이 아트슈퍼마켓에서는 한국 추상화의 거장인 김환기의 판화를 150개 한정판으로 4백만 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꼭 거장의 판화를 살 필요는 없다. 젊은 작가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언제 그들이 한정판 프린트를 판매하는지 지켜보자.

장난감도 아트다

‘아트 토이'는 이제 그림 형태의 아트만큼이나 수집가가 많은 하나의 장르가 됐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캐릭터를 축소해서 만든 보통의 피겨와는 다르다. 아트 토이는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장난감 모양으로 구현한 아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명한 ‘베어브릭’ 시리즈의 한정판들은 이미 서울옥션 같은 경매 사이트에서 수천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아트 토이들은 이미 아트 수집가들의 열렬한 수집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부부 디자이너 스티브 제이(J)와 요니 피(P)가 ‘키키히어로즈’(kikiheroes.com)라는 캐릭터 브랜드를 통해 20만원대 아트 토이를 런칭하기도 했다. 카카오 프렌즈가 아오키지(Aokiz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옥승철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내놓은 한정판 피겨는 당근마켓에서도 열렬히 거래된다. 이런 컬래버레이션 제품의 장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벽에 아트를 걸기가 아직은 좀 조심스럽다면 아트 토이로부터 수집의 즐거움을 느껴보시라.

김도훈(전 <허프 포스트> 편집장·작가) groovyfreak@gmail.com

KAWS의 피규어, 옥승철 작가와 카카오프렌즈의 콜라보 피규어, 키키히어로즈의 아트 토이, 포토그래퍼 테리 리처드슨 피규어(왼쪽부터) 사진 강현욱(스튜디오어댑터 팀장)
KAWS의 피규어, 옥승철 작가와 카카오프렌즈의 콜라보 피규어, 키키히어로즈의 아트 토이, 포토그래퍼 테리 리처드슨 피규어(왼쪽부터) 사진 강현욱(스튜디오어댑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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