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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조명, 난 네게 반했어

등록 2020-11-26 07:59수정 2020-11-26 09:45

[홈앤리빙] 집 안 분위기 바꾸고 싶을 때?
다양한 조명의 세계…클래식부터 버섯까지
‘국민 북유럽 식탁 조명’이라고 불리는 조명 ‘PH5’. 사진 루이스 폴센 제공
‘국민 북유럽 식탁 조명’이라고 불리는 조명 ‘PH5’. 사진 루이스 폴센 제공

요즘처럼 집에 오래 머문 때가 있었나 싶다. 이제는 집이 가장 안전하다. 맘 놓고 숨 쉴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가 집인 것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익숙한 집도 다시금 둘러보게 된다. 집에서 덜 것과 채워 넣을 것을 생각하게 된다. 집 안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지만, 크기도 크고 비용도 꽤 드는 가구는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방법이 있다. 조명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는 건 어떨까? 가장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 집도 ‘조명발’을 받으면 분위기가 확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조명의 종류는 천장에 달면 매달리거나 드리우는 펜던트 램프, 마룻바닥에 놓는 플로어 램프, 침대 옆 보조 탁자나 수납장 위에 놓는 테이블 램프, 벽이나 기둥에 시공하는 월 램프 등으로 나뉜다. 월 램프는 브래킷으로도 불린다.

펜던트 램프는 주로 열린 공간인 부엌이나 거실에 달기에 어떤 디자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집 안 인테리어 스타일이 달라진다. 조명을 선택하기 전에 반드시 그 아래에 놓을 식탁이나 테이블 크기를 고려해야 한다. 비례가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덴마크 디자이너 포울 헤닝센이 설계한 루이스 폴센의 ‘PH5’는 ‘국민 북유럽 식탁 조명’으로 불릴 만큼 찾는 이가 많고, 그 인기는 여전하다. 디자인은 클래식하고 색상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해서 공간에 특별한 포인트를 주기에 적합하다.

핀란드 가구업체 아르테크의 조명 ‘골든벨’. 사진 아르테크 제공
핀란드 가구업체 아르테크의 조명 ‘골든벨’. 사진 아르테크 제공

이탈리아 조명업체 플로스의 ‘IC’, 인테리어 브랜드 허먼밀러의 ‘버블’, 핀란드 가구업체 아르테크의 ‘골든벨’ 등도 묵직하면서 균형 있는 디자인을 자랑하는 제품들이다. 플로어 램프와 테이블 램프는 거실이나 침실, 서재용으로 인기가 많으며 집 안을 부드럽게 밝히는 간접 조명으로 주로 쓰인다. 키가 크고 무게감도 있는 플로어 램프는 그런 이유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구매하기 전 놓을 자리와 분위기를 세심하게 고려하는 게 좋다. 월 램프 또한 벽에 시공하기 때문에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조명이다.

크리스티안 델이 1936년께 만든 조명 ‘카이저 이델’. 사진 카이저 제공
크리스티안 델이 1936년께 만든 조명 ‘카이저 이델’. 사진 카이저 제공

조명을 바꿀 때 가장 손쉬운 선택은 역시 테이블 램프다. 면적이나 가격 면에서 부담이 적은데다 옮기기도 편하다. 컬러 또한 다채로워서 계절이나 분위기에 따라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을 고를지 난감할 때가 있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 역사가 오래된 클래식 제품들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낮다.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1971년 덴마크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판텔라’. 사진 루이스 폴센 제공
1971년 덴마크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판텔라’. 사진 루이스 폴센 제공

1933년에 제작된 영국 조명 브랜드 앵글포이즈의 ‘데스크’, 1971년에 덴마크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루이스 폴센의 ‘판텔라’, 1980년대에 선보인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아르테미데의 ‘톨로메오’ 램프 등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티안 델이 1936년께 조명회사 카이저에서 만든 ‘카이저 이델’ 램프와 1924년에 빌헬름 바겐펠트가 디자인한 ‘WG24’는 독일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명으로 손꼽힌다.

1924년 빌헬름 바겐펠트가 디자인한 ‘WG24’. 사진 테크노루멘 제공
1924년 빌헬름 바겐펠트가 디자인한 ‘WG24’. 사진 테크노루멘 제공

최근 에스엔에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조명들은 흥미롭게도 대부분 버섯 모양이다. 아르테미데의 ‘네시노’ 테이블 램프는 모던하면서도 빈티지 느낌의 디자인이며, 스페인 출신의 스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앤트레디션의 무선 램프 ‘세타고’는 아예 스페인어로 버섯이라는 뜻의 ‘세타’(seta)와 이동을 뜻하는 ‘고’(go)의 합성어다.

옮기기도 편리한 테이블 조명, ‘네시노’. 사진 아르테미데 제공
옮기기도 편리한 테이블 조명, ‘네시노’. 사진 아르테미데 제공

이처럼 다양한 조명들은 이노메싸(innometsa.com), 루밍(rooming.co.kr), 에이치픽스(hpix.co.kr), 챕터원(chapterone.kr) 등의 디자인 편집숍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르위켄, 노르딕네스트, 로얄디자인, 티아르디에스티(TRDST) 등의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조명을 주문하는 사람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배송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7~10일 안에 받아볼 수 있다. 기성품보다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빈티지 조명을 원한다면 특별한 안목을 지닌 이들의 숍을 주목해볼 만하다. 주인의 독특한 시선으로 선별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이 있는 사무엘스몰즈, 원오디너리맨션, 컬렉트 바이 알코브, 빅슬립샵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 인기 많은 버섯 모양의 조명. 스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조명 ‘세타고’. 사진 앤트레디션 제공
요즘 인기 많은 버섯 모양의 조명. 스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조명 ‘세타고’. 사진 앤트레디션 제공

당분간 집에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 듯하다. 너무 밝아 낭만적인 무드라고는 도통 느낄 수 없는 형광등보다 은은한 간접 조명으로 집 안 곳곳에 온기를 더한다면 다가올 차가운 겨울밤도 걱정 없이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정윤주(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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