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화산 폭발이 뭐예요?” 4살배기 둘째가 요즘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다. “응, 지구의 땅에 있는 돌이 녹은 뜨거~운 물이 있는데, 그게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터져 나오는 거야.”(아이는 ‘뜨거~운!’이란 대목을 좋아한다.) “그래서요?” “그게 나오면서 식어서 굳으면 구멍 뽕뽕 난 검은 돌이 되고 쌓여서 산이 되는 거지~” 같은 질문을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에게도 던진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한 달 내내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을 했다.
우린 이 아이가 정말 궁금한 건지, ‘뜨거~운’이 재밌어서인지, 그저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지금 수준이라면 아무리 설명을 한들 아이의 의문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로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물음을 물고 늘어지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성철 스님은 앉으나 서나 혹은 깊은 잠에 빠졌어도 머릿속을 늘 맴돌 만큼 간절한 화두에 대해 논한 적이 있는데, 아이가 집요하게 묻는 ‘화산 폭발’ 질문은 그 녀석의 간절한 화두인 게 분명하다. 사실 화두란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풀리지 않는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껴야 한다. 그러니 어른들이 아무리 설명해도 아이의 질문이 끝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화산 폭발’이라~ 체험하게 되면 큰일 난다.
‘화산 폭발’, 4살배기 둘째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글·그림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