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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쿠페 옷 입은 SUV 펄펄 나네! 뭘 고를까?

등록 2020-07-17 09:21수정 2020-07-17 09:29

쿠페형 SUV 인기 폭발하자 너도나도 출시
터프해도 디자인적인 미학 추구가 인기 비결
XM3는 쿠페형 SUV 대중화의 견인차
내년엔 쿠페형 SUV 출시 더 가속화될 전망
X2에는 베엠베(BMW)가 쿠페형 에스유브이(SUV)의 아이콘 X6를 만들며 얻었던 노하우가 잘 녹아있다. BMW 코리아 제공
X2에는 베엠베(BMW)가 쿠페형 에스유브이(SUV)의 아이콘 X6를 만들며 얻었던 노하우가 잘 녹아있다. BMW 코리아 제공

최근 몇 년간 ‘에스유브이(SUV·스포츠실용차) 돌풍’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에스유브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국산 에스유브이 판매량은 67만4620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45.1%를 차지했다. 25만6923대를 판매한 2012년에 견줘 판매량은 두 배가 훌쩍 넘었고 판매 비중 역시 많이 늘어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수입차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펄펄 나는 에스유브이 판매량 때문에 수입하는 세단을 줄이는 것도 모자라 단종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형·중형·대형 등 거의 모든 크기의 에스유브이를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두 차종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도 쏟아내고 있다. 특히 크로스오버는 기존 모델을 손봐 만든다는 점에서 연구개발비가 절감되고 라인업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 브랜드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장르다. 그중에서도 최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장르가 있다. 바로 쿠페형 에스유브이다.

쿠페형 에스유브이는 에스유브이 아랫부분에 쿠페의 지붕을 얹은 모양으로 에스유브이의 스포츠카 버전을 연상시킨다. 쿠페 디자인을 입은 에스유브이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4도어 쿠페형 세단이 있다. 당시 생각지도 못한 4도어 쿠페형 세단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에 ‘쿠페의 지붕과 에스유브이를 결합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쿠페형 에스유브이 제작이 시작됐다.

쿠페형 에스유브이의 원조가 어떤 차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쌍용 액티언을 원조로 보는 사람들도 있고, 폰티액 아즈텍이 원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갑론을박에도 쿠페형 에스유브이의 개념을 정립하고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브랜드가 베엠베(BMW)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거다. 2008년 베엠베 X6가 출시된 이후 쿠페형 에스유브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베엠베는 X6를 만들면서 얻은 노하우로 그보다 작은 X4, X2에 이르는 쿠페형 에스유브이 라인업을 구축했다.

스포티한 쿠페의 지붕선과 우아한 메르세데스 벤츠 GLE의 만남은 황홀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스포티한 쿠페의 지붕선과 우아한 메르세데스 벤츠 GLE의 만남은 황홀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베엠베에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도 GLE와 GLC의 쿠페 버전을 잇따라서 출시했고, 아우디 역시 쿠페 디자인이 적용된 Q8을 내놓으며 쿠페형 에스유브이 시장에 합류했다. 전통적인 에스유브이 브랜드인 랜드로버도 2011년부터 쿠페 스타일의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출시했고, 얼마 전엔 그 위급인 벨라까지 선보였다.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는 자신들이 처음 내놓는 에스유브이인 우루스를 쿠페형 에스유브이로 출시했다.

그럼 쿠페형 에스유브이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외관 디자인이다. 쿠페형 에스유브이는 터프한 에스유브이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모순에서 시작한다. 에스유브이의 장점인 뒷자리의 여유로운 헤드룸과 넉넉한 트렁크 공간 때문에 불편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멋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래도 요즘엔 뒷좌석 천장 부분을 오목하게 파내거나 시트를 세단처럼 더 눕혀 공간의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Q8의 디자인은 첨단과 스포티한 외관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아우디 코리아 제공
Q8의 디자인은 첨단과 스포티한 외관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아우디 코리아 제공

최근 쿠페형 에스유브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은 단연 포르셰 카이엔 쿠페다. 911(1963년부터 포르셰가 출시해 브랜드의 정체성이 된 모델)을 만들던 포르셰가 카이엔을 만든 것도 못마땅한데 쿠페형 에스유브이까지 출시하다니 천지개벽할 일이라고 땅을 칠 포르셰 마니아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포르셰는 가장 포르셰답게 쿠페형 에스유브이를 해석했다. 카이엔의 지붕 뒷부분만 깎은 게 아니라 앞 유리를 더 눕히고 지붕을 20㎜ 낮췄으며 뒤쪽 펜더를 18㎜ 넓혔다. 언뜻 키가 껑충 커진 911을 보는 듯하다. 포르셰는 어떤 차든 911의 실루엣을 따를 때 성공적이었다. 그래서일까? 요즘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의 판매 비율이 2 대 8이라고 한다.

게다가 주행 감각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고속 안정성도 일품이지만 진짜 실력은 코너를 돌 때 나온다. 아무리 급하게 꺾인 코너에서도 도무지 롤링(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일)을 느낄 수가 없다. 비결은 전자기계식 액티브 롤 스태빌리제이션(안정화) 시스템이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차체가 기울어진다 싶으면 전기모터를 이용해 안티롤 바를 반대 방향으로 비틀어 차체가 수평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에스유브이가 운행하는 데 취약한 굽잇길에서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카이엔도 좋지만 ‘911’의 뒷태을 얹은 카이엔 쿠페는 더 매력적이다. 포르쉐 코리아 제공
카이엔도 좋지만 ‘911’의 뒷태을 얹은 카이엔 쿠페는 더 매력적이다. 포르쉐 코리아 제공

쿠페형 에스유브이가 실용성보다는 스타일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에스유브이 수요가 다양하게 나뉘면서 대중 차 브랜드에서도 출시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르노 XM3다. 지난 3월9일 출시한 XM3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심리와 상관없이 출시 12일 만에 5500대라는 계약대수를 찍으며 불황 속에 호황을 누렸다.(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계약대수 2만대를 돌파했다.) 참고로 소형 에스유브이 시장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기아 셀토스는 사전 계약 15일 동안 5100여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XM3가 이렇게까지 인기를 끈 건 날렵한 외관만큼이나 매력적인 가격에 있다. 크기와 상품성에 견줘 가격이 착하다. XM3는 베엠베 X2와 X4의 중간 크기인데, 이 차들의 가격은 5000만~7000만원이나 한다. XM3 최상위 모델인 RE 시그니처 트림은 2532만원으로 X2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XM3가 쿠페형 에스유브이 대중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싼 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XM3의 등장으로 거리에 돌아다니는 쿠페형 에스유브이가 많아졌다. 르노 제공
XM3의 등장으로 거리에 돌아다니는 쿠페형 에스유브이가 많아졌다. 르노 제공

운전대 너머로 선명한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이 위치하고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엔 해상도 높은 9.3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화면처럼 세로로 놓였다. 게다가 XM3를 운전할 때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다.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이 ‘티맵’을 기본으로 품었기 때문이다. 달리는 능력도 가격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이다. 움직임에 모난 구석이 없고 가속은 경쾌한 편이며 핸들링도 매끄럽다. 가격 대비 성능과 스타일로 봤을 때 XM3보다 우위에 있는 쿠페형 에스유브이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거다.

XM3의 실내는 단순하지만 센터페시아에 있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특별하다. 르노 제공
XM3의 실내는 단순하지만 센터페시아에 있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특별하다. 르노 제공

지금 일고 있는 쿠페형 에스유브이의 인기는 시작일 뿐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차세대 크로스오버 EV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를 선보이며 이를 기반으로 쿠페형 에스유브이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푸조 역시 3008 플랫폼을 활용한 쿠페형 에스유브이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와 지리가 함께 만든 링크앤코(LINK&CO)도 쿠페형 에스유브이 05를 개발 중이다. 그러니까 불과 1, 2년 뒤면 브랜드별로 쿠페형 에스유브이가 쏟아져 나올 거라는 이야기다. 소비자 입장에선 기분 좋은 소식이다. 덕분에 다양한 가격대에 여러 쿠페형 에스유브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가 몹시 기다려진다.

김선관(<모터트렌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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