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지구는 뇌를 제외한 모든 신체를 인공물로 바꾼 신인류 ‘신디사이드’에 점거당했다. 신디사이드 외의 인류는 아누 행성에 인류 거주구를 만들어 정착했고, 탈환군을 모집해 지구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2141년 현재, 아누 행성 인류 제3 거주구의 슈퍼 돔에서는 아이돌 ‘비타’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우주평화를 꿈꾸는 아이돌 소녀 비타는 싸움도 멈추게 할 만큼 행복감을 선사하는 노래 솜씨가 빼어난 뮤지션이다. 인류와 아누 종을 초월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공연을 마친 비타는 프로듀서인 갈론에게 귀여운 얼굴로 결연히 선언한다. “2차 탈환군에 들어갈 거야!”
2019년 12월부터 게임 제작사 엔씨소프트의 버프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마스터 비타 : 별의 노래>는 <아메리카노 엑소더스>의 저자인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다. 마법 소녀 장르를 변주했던 <아메리카노 엑소더스>가 그러했듯 유명한 코드를 교묘히 비틀어 세련되게 소화하는 작가의 특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게임 <마스터×마스터>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과거 외주작인데, 정작 공개는 게임 서비스가 종료된 뒤에야 이뤄졌다. 작가는 2016년 페미니즘 티셔츠를 인증한 성우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여러 업체에서 이미 작업을 마친 작품 공개가 미뤄지거나 공개 작품을 비공개로 돌리는 등 고초를 겪었다. <마스터 비타 : 별의 노래>가 게임 서비스의 종료 후 공개된 것에 이런 배경이 있는지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작품을 읽다 보면 저간의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