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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인공지능이 우리를 ‘패션 피플’로 만들까

등록 2019-12-19 09:37수정 2019-12-19 20:31

성범수의 입는 사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패션에서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이미 패션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 날로 확장될 기세다. 지난해 많이 판매된 패션 아이템이 참고는 되지만, 그것을 기준으로 대량 생산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새 시즌에서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는 소리다. 또한 트렌드 예측을 반영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회사의 존폐가 걸린 문제이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인공지능은 든든한 우군이 된다. 인공지능은 조금 더 냉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사물과 사안을 정확하게 해석한다. 최근의 그 진화 속도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과거 예술적인 영역인 패션 디자인은 인공지능이 감히 넘볼 수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인공지능은 신기함을 넘어 공포감까지 들 정도로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특정 패턴을 찾아낸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예측을 자동으로 완성한다. 오차가 적을 수밖에 없다. 떠안아야 하는 재고도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인공지능은 판매자 입장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구매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특히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인공지능은 천군만마 같다. 온라인 패션커머스 기업 무신사의 경우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통해 구매자들에게 오프라인 못지않은 즐거운 쇼핑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인 ‘스티치 픽스’는 첫 방문 고객에게 스타일 프로필을 작성해 준다. 사이즈, 지출 예산, 직업 등 각종 고객 정보를 꼼꼼하게 입력한 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이 가장 선호할 만한 패션 아이템들을 선별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골라낸 아이템들은 선물 형식으로 고객에게 배송한다. 고객은 취향에 맞는 아이템만 남기고 나머지는 반품한다. 독특한 방식으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구매 후기나 반품 내용 등은 당연히 기록되고, 다음 쇼핑에 반영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아이템을 선별하는 시간은 줄지만, 맘에 드는 아이템은 제대로 가질 수 있어서 쇼핑이 더없이 편리하다고 여길 것이다. ‘스티치 픽스’ 외에도 ‘데일리룩’, ‘트렁크 클럽’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패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패션업계에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과연 오프라인 쇼핑의 매력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은 여전히 든다. 얼마 전, 서울 패션 위크 기간에 외국 멘토들이 ‘패션과 에이아이(AI)’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필자는 해당 행사의 사회를 맡았고, 덕분에 그 내용을 촘촘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외국 멘토 대부분이 내놓은 결론은 인공지능이 패션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지만,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대면 감성 쇼핑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예측과 주장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간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자꾸 줄어드는 것 같아서 서글퍼지기 때문이다.

성범수(<인디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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