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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조각품이 건네는 차 한잔

등록 2019-07-17 20:35수정 2019-07-17 20:46

백문영의 먹고 마시고 사랑하기
‘문봉 조각실 카페’. 사진 백문영 제공
‘문봉 조각실 카페’. 사진 백문영 제공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문봉동.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봉리’라고 불렸던 이곳에 ‘문봉 조각실’이 있다. 조각가의 아틀리에인가 했는데 간판에 적힌 ‘카페’라는 글자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다. 실제 조각가 부부가 운영한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상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좁은 골목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공사장을 연상시키는 작업장이 나타난다. ‘잘못 찾아왔나’하는 생각이 들 때 ‘문봉 조각실 카페’가 나타난다.

이곳은 김경민, 권치규 부부 조각가가 운영한다. 이들 이름이 낯선 이도 있겠지만, 도시 건축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라면 “아! 그 작품 만든 이들이네”하고 무릎을 치고도 남는다.

서울 시내와 수도권 곳곳에서 이들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201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초입에 설치된 조형물 ‘아이 러브 유’(I LOVE YOU)가 대표 작품이다. 지나다니다 보면 이들의 작품을 자주 발견하고, 어느 틈에 친숙한 감성이 생긴다. 그래서 이들이 운영한다는 카페가 더 반갑다.

‘문봉 조각실 카페’. 사진 백문영 제공
‘문봉 조각실 카페’. 사진 백문영 제공

‘문봉 조각실 카페’는 상업적이기보다는 문화적인 공간에 가깝다. 이들 부부가 무명작가였던 시절부터 터전이었다. 작업장이자 놀이터였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던 이 공간은 영감의 원천이기도 했다. 인테리어엔 이들 부부의 감성이 스며들어 있다. 나무문, 유리창 등 카페를 상징하는 여러 구성과 장식이 이들의 손을 거쳐 개성의 날개를 달았다.

1층은 일반적인 카페와 유사하다. 넓은 테이블이 있고, 녹색 식물이 가득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소박해서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2층엔 이들 부부의 작품이 가득하다. 전시관이자 갤러리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한다면 살 수도 있다.

‘문봉 조각실 카페’. 사진 백문영 제공
‘문봉 조각실 카페’. 사진 백문영 제공

평범해 보이는 커피와 각종 음료, 피자와 파스타 등은 작품의 후광을 입어 더욱 맛깔스러워 보인다. 김경민 작가의 언니 김경희씨가 이곳을 함께 운영한다. 김씨는 “두 작가는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 한 문봉동에 머무른다고 했다. 이들의 작업 공간에 마시는 차 한잔은 여느 카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문 연 지 2달도 채 안 됐는데 벌써 입소문이 났다.

유럽 어디에나 있는 모퉁이 카페와 닮았다.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예술가의 작업실에 와 있는 기분도 났었다. 카페의 여러 사연을 듣고 나니 ‘역시 우연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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