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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마치 상한 것처럼 시큼한 맥주, 맛있나요?

등록 2019-05-01 19:58수정 2019-05-01 20:42

백문영의 먹고 마시고 사랑하기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 사진 백문영 제공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 사진 백문영 제공

더운 여름날에 마시기 좋은 술은 무엇일까? 차가운 화이트와인도,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스파클링 와인도 좋지만, 맥주만 한 게 있을까. 뜨거운 햇볕 아래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은 대체재가 없다.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가 맥주를 대낮에 마시기 위해서라고 하면 과장일까?

크래프트맥주(수제 맥주)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다. 힙스터라고 주장하는 이들 대부분은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과 해방촌, 마포구 연남동 등지를 돌아다니며 ‘펍 크롤링’(Pub Crawling·하룻밤 술집 순례)을 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양상은 또 다르다. 겉멋 든 이는 빠지고, 진짜 ‘맥덕’(맥주+덕후)들만 남았다.

부산 해운대 해변에 있는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도 맥덕들이 아끼는 펍이자 양조장이다. 대략 1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사우어 에일 비어’ 맛이 일품이라고 소문 난 곳이다. 강한 신맛이 특징인 ‘사우어 에일 비어’는 한국인에겐 좀 낯설다. 처음 마시는 이들은 백발백중 맥주를 머금자마자 “상했나 봐, 맛이 이상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묘하게도 그 신맛이 계속 입맛을 당긴다. 신맛이 주는 강렬한 임팩트가 음식과 술을 더 많이 먹게 하는 위험한 술이다. 맥덕들이 이 술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다.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 사진 백문영 제공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 사진 백문영 제공
며칠 전 수다스러운 친구들과 부산에 가자마자 이곳을 방문한 이유도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만의 ‘사우어 에일 비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차림표를 펼치자마자 40여종의 맥주가 눈앞에 펼쳐졌다. 콕 집어 한 가지 메뉴를 고르기가 난감할 때는 여러 가지 술이 한꺼번에 나오는 샘플러를 선택하는 게 최선이다. 이곳의 샘플러는 4종이다. 맥주 명가로 만든 일등 공신인 사우어 에일 비어 ‘설레임’(설렘)과 ‘블랙홀 스타우트’, ‘트로피컬 세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새콤한 맛이 발가락 끝까지 퍼지는 ‘설레임’을 쭉 마시면 주문한 안주 ‘트러플 감자튀김’에 자동으로 손이 간다. 커피 원두 향이 나는 ‘블랙홀 스타우트’ 한 모금, 열대과일 향에 미소 짓는 ‘트로피컬 세종’도 들이켰다.

부산 앞바다를 감상하며 맥주를 마시는 호사를 사는 동안 몇 번이나 누릴 수 있을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누릴 수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여유야말로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다. 흐뭇한 기분으로 또 맥주를 넘긴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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