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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이 가슴은 내 가슴이에요

등록 2018-08-08 20:36수정 2018-08-09 16:11

헐~
정동진 바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프리 더 니플!’(Free The Nipple!·젖꼭지에 자유를!)이라고 외쳤다. 이정연 기자 제공
정동진 바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프리 더 니플!’(Free The Nipple!·젖꼭지에 자유를!)이라고 외쳤다. 이정연 기자 제공
자꾸 가슴 이야기다. 지난 6월14일치 ‘헐~’에 ‘그 가슴은 내 가슴이 아닌데...’를 썼다. 이번 ‘헐~’은 정말 내 가슴에 대한 이야기다.

20회 정동진영화제에 지난 5일 갔다. 푸른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모깃불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웃고 울리는 독립영화를 몰아보기! 2년 전 처음으로 간 뒤 빼놓을 수 없는 여름 이벤트가 됐다. 귀엽고 발랄하고 정감 넘치는 정동진영화제에 덧붙여 왜 또 나의 가슴 이야기인가 싶겠다.

그 일은 2년 전 정동진영화제에 갔다가 바다 수영을 할 때 일어났다. 전날 마신 술이 잘 깨지 않았다.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 머리까지 개운해질 것만 같았다. 바다로 향했다. 그리고 “풍덩!” 다시 떠올려도 청량해지는 기분이다. 작은 파도를 거슬러 나와 친구에게 스마트폰을 넘기고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했다. 숙취는 사라진 듯했으나 정신이 채 맑지 않았다. 그래도 신이 나서 빨간색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채 허리에 손을 얹고 빨리 찍어달라고 친구를 재촉했다.

그리고 4일 뒤 스마트폰 속 사진을 보며 추억을 곱씹는데, 이상한 사진이 하나 보였다. “어?”하고 봤다가 “악!” 소리를 질렀다.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수영을 하느라 나의 오른쪽 가슴이 수영복 밖으로 살짝 탈출해 있었다. 그 사진을 누가 찍어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 기억해 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부끄러워져서 그 사진을 후다닥 지워버렸다. 그게 아쉽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 가슴에게. 그렇게 부끄러워할 게 아닌데…. 가슴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이번에 바다 수영을 같이한 친구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다 가슴을 활짝 펼치고-수영복은 입은 채-외쳐보았다. ‘프리 더 니플!’(Free The Nipple!·젖꼭지에 자유를!)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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