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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쪼개고 욕심은 버려라!

등록 2017-01-19 11:58수정 2017-01-19 13:48

[ESC] ‘작심삼일’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

기간은 짧게, 계획은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못 해내도 좌절 말아야
3일 단위로 계획·실행하는
‘3일 실천법’도 도전해볼 만

작심삼일을 극복하려면 실천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해 목표를 쪼개어 항목별로 실천방안을 구체화하면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작심삼일을 극복하려면 실천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해 목표를 쪼개어 항목별로 실천방안을 구체화하면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엘에프(LF) 홍보팀 이상호(42) 차장의 새해 계획은 매년 작심삼일로 끝날 때가 많았다. 식사량 반으로 줄이기, 영어 일기 쓰기, 아침에 운동하기 등이었는데 ‘추워서, 비 와서, 눈 와서,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핑계를 대며 미루다 보니 아예 시도조차 못한 적도 있었다. 고심 끝에 그가 찾은 처방전은 자신의 블로그(sanjolee.com)에 새해 계획을 공개하고, 평가하는 것.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했는데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올해의 경우 현재까지 목표 이행률이 40%에 달하는데, 과거와 비교해 이쯤이면 성공적이다.

잡코리아가 2015년 1월 직장인 523명을 상대로 ‘새해 목표 실천기간’을 조사한 결과 ‘작심삼일에 그친다’는 답변은 30.4%였다. 문요한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그 이유가 “새해 결심과 관련된 행동들은 즐거움보다 불편감과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행동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될 때 느끼는 ‘즐거움’인데 금주, 다이어트, 저축, 공부 등은 즐거움보다 불편과 스트레스를 주는 탓에 대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심삼일’을 벗어날 방법은 정말 없을까.

비현실적 목표는 금물! 구체화하라

새해 계획을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두루뭉술한 계획이다. 대기업 직원인 박수현(33)씨는 “영어 공부, 교양서 읽기를 새해 계획으로 세웠지만, 당장 뭘 해야 할지 몰라 미루다 보니 실천율은 0%”라고 고백했다. 박씨처럼 무슨 계획이든 미루면 대부분 실패한다.

<결심중독>을 쓴 최창호 심리학 박사는 “목표가 막연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미루게 되고, 미룰수록 시작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럴 땐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1년 목표가 아니라 월·주간, 일간으로 목표를 쪼개면 행동계획이 명확해져 실천이 한결 수월해진다. ‘매일 1시간 영어 공부’ 대신 ‘매일 영어 10문장 쓰기’, ‘1년에 10㎏ 감량’ 대신 ‘매주 0.25㎏ 감량’ 등으로 계획을 세분화하면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패에 의기소침하지 말라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좌절 금지’는 필수다. 작심삼일을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3일밖에 못 간다’는 부정적 의미로 여기기보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의욕, 시간, 체력 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책을 줄이고, 실패했더라도 재도전 기회가 있다고 스스로를 격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욕심을 버리고 무리한 계획은 포기하는 게 좋다.

문요한 전문의는 “과도한 완벽주의는 좌절감과 무기력증을 불러와 더 쉽게 포기하게 만든다”며 “실수를 변화의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심삼일을 극복하려면 실천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해 목표를 쪼개어 항목별로 실천방안을 구체화하면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세부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도록 스스로에게 보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변 사람들과 새해 계획을 공유하고, 실천과정을 기록하는 것도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 이상호씨의 블로그 화면.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작심삼일을 극복하려면 실천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해 목표를 쪼개어 항목별로 실천방안을 구체화하면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세부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도록 스스로에게 보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변 사람들과 새해 계획을 공유하고, 실천과정을 기록하는 것도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 이상호씨의 블로그 화면.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기록하고, 칭찬과 보상을 활용하라

심리학에서는 습관을 바꾸는 데 최소 21일이 걸린다고 본다. 다시 말해 최소 21일은 습관을 바꾸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주 결심을 상기하고, 들춰봐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의 실천행동을 공책에 기록하는 것이다. 일례로 다이어트를 할 때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시간과 장소, 감정상태, 운동량 등을 적으면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 기록을 통해 목표치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실패 이유는 무엇인지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도록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법도 있다. 새 옷이나 신발, 짧은 국외여행, 문화생활 등 동기부여가 될 만한 ‘선물’을 활용해보자.

‘3일 실천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피어스 스틸은 <결심의 재발견>에서 “작심삼일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습관이 된다”고 했다. 작심삼일이 122번이면 1년이다. 3일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게 실천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작심삼일 재테크’가 대표적이다. 월요일에 1만원, 화요일에 2만원, 수요일에 3만원을 모으고 목요일부터는 휴식, 그리고 월요일부터 같은 방식으로 다시 저축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1년을 모으면 300만원이 된다. 저축액을 더 늘리고 싶다면 하루 저축액을 늘리거나 ‘3일 저축-1일 휴식’을 반복할 수 있다. 재테크뿐 아니라 운동, 금연, 금주 등도 이 방법을 활용하면 유용하다. 100% 완벽한 성공은 아니더라도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새해 목표를 세우지 말라

광고회사 티비더블유에이(TBWA) 오주석(47) 수석국장(익스피리언스 콘텐츠 디렉터)은 자기계발이나 업무와 관련한 새해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휴가 일정과 국외 여행지를 정하는 등 ‘놀 계획’을 짜는 게 전부다. 그는 “계획을 세우는 데 급급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일상을 망치며 불행하게 사는 것보다는 재충전을 하는 게 낫다. 그래야 일상에서 더 행복하고 매사 의욕적으로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여행을 통해 업무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많다.

그는 “무언가 끌리는 것에 자신을 던져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했다. 심리학자인 히라모토 아키오는 자신의 책 <목표 없이 성공하라>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성공한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나머지 80%는 목표를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내적 만족감에 충실하게 살다 보니 그 보상으로 성공이 뒤따른 경우였다. 목표를 향해 현실을 희생하는 삶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매일 하루 일과를 마칠 때 만족과 보람을 느낄 정도로 최선을 다하면, 무계획이 훨씬 값질 수 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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