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더 시시껄렁해지겠습니다!

등록 2016-12-28 19:19수정 2016-12-28 20:27

[ESC] 헐~
가수 최백호.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가수 최백호.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그는 몰랐다. 자신이 왜 2009년 5월7일치 <한겨레> 생활문화 섹션 ESC에 등장하게 되었는지. 당시 ESC 기자들은 수많은 가수 중에 최백호씨를 인터뷰하자고 만장일치를 이뤘다. 그는 그때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새로운 소용돌이에 들어간 거지”라고 말했던 그의 도전은 문화방송 드라마 <트리플>에 출연한 것. 처음에 그는 드라마 때문에 기자가 전화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곤 드라마가 “살벌하게 일하고, 흥미진진하고, 완전히 다른 별나라에 온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며 60살이 된 자신을 제대로 기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ESC 기자들의 사악한 음모(?)가 드러난 건 마지막 질문이었다. “선생님, ESC가 100호를 맞았어요. 축하 말씀이나 바라시는 바를 부탁드려요.” 그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전화기 너머로 목젖이 보이는 듯했다. 인터뷰 의도를 100% 파악한 것이다. 그렇다. ‘100호’는 ‘백호’였다. 100호를 맞았기에 ‘최백호’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백번 선본 남자’, 만화 <도시정벌>의 주인공 ‘백’미르, 천자문의 100번째 글자, 한국 야구의 100번째 케네디 스코어(야구의 8 대 7 승부),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에 붙은 숫자 ‘100’ 등이 그때 지면에 최백호씨 인터뷰와 같이 실렸다. 거창한 의미도 없고 키득키득 웃게 하는 게 고작인, 심지어 시시껄렁하기까지 한 얘기들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당부는 ESC 기자들이 이번 기획 잘했다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뽐내며 웃기에 충분했다. “제발 심각하지만 말고 재밌어 달라!” 한겨레 창간주주이기도 한 그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재미로 설레야 한다고 했다.

2017년은 ESC가 열 살이 되는 해다. 열 살답게 더 시시껄렁하고 더 사악하고 더 얄팍한 얘기로 독자들에게 웃음을 드리겠다고 2016년 마지막 ‘헐~’에서 독자님들께 말씀드린다. 안 되면 말고! (인생이 뭐 그런 거지! 무슨 거지? 꽃 거지! 뭔 소린 거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연애하러 ‘러닝 크루’ 모임 하냐”는 이들은, 대부분 달리지 않아요 [ESC] 1.

“연애하러 ‘러닝 크루’ 모임 하냐”는 이들은, 대부분 달리지 않아요 [ESC]

[ESC] 남향집만 좋은 걸까? ‘북향집’의 장점도 있답니다 2.

[ESC] 남향집만 좋은 걸까? ‘북향집’의 장점도 있답니다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3.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공항에서 일주일을! 4.

공항에서 일주일을!

자칫 실명할 수도 있는 녹내장…안압 관리·예방이 최선 [ESC] 5.

자칫 실명할 수도 있는 녹내장…안압 관리·예방이 최선 [ESC]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