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제주 온천 여행
겨울 제주 여행 따뜻하게 덥히는 온천들…특급호텔마다 제주 풍광 더불어 즐기는 야외 스파 경쟁
겨울 제주 여행 따뜻하게 덥히는 온천들…특급호텔마다 제주 풍광 더불어 즐기는 야외 스파 경쟁
겨울 제주도 날씨는 예측 불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지역 날씨가 제각각일 때가 많다. 해안가 마을은 봄날씨 같아도 한라산 정상 부근엔 눈보라가 친다. 차로 이동하다 보면 맑은 날씨와 비·눈을 번갈아 경험할 때도 있다. 바람은 사철 매섭다. 제주도 전통가옥들이 한사코 돌담과 나무들 사이에 숨어 있는 이유다. 그래서 겨울 제주도 여행길에 더욱 그리워지는 게 뜨거운 온천탕이다.
제주도 온천을 두고 두 가지 반응이 있다. ‘제주도에도 온천이 있나?’와 ‘화산섬인데 온천이 왜 없겠어’다. 제주도에서 현재 ‘온천’이란 이름으로 운영중인 곳은 딱 한 곳뿐이다. 제주도에서 온천을 찾아보기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 “제주도가 화산섬이긴 하지만 땅속 마그마가 너무 깊이 자리하고 있어 지하수를 덥히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한라산연구소 전용문 연구원)이다. 특급호텔들에선 그래서 채산성 없는 온천공 뚫기 대신, 사계절 뜨거운 물이 공급되는 다양한 야외 온수풀을 앞다퉈 조성하고 칼바람과 추위에 지친 관광객들을 끌어모은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휴양·레저 섬 제주도 겨울 여행길, 뜨거운 노천탕과 야외 풀에 몸 담그고 피로를 풀며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찾아갔다.
산방산 바라보며 탄산온천욕 ‘산방산온천’
“제주에서 유일한 온천이고, “국내에서도 드문 탄산온천입니다. 600m 지하에서 뽑아올립니다.”(산방산탄산온천 이정국 전무)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천연기념물인 산방산 코앞에 자리잡은 산방산 탄산온천. 2005년 문을 연 제주도에 하나뿐인 온천이다. 피부미용·혈압조절 등에 좋다는 유리탄산 중탄산이온 나트륨천으로, 용출온도는 섭씨 28~29도라고 한다.
도내에 워낙 볼거리·체험거리가 많은데다 제주도까지 와서 무슨 온천이냐는 인식 등으로 여행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던 곳이다. 하지만 제주도 재방문객이 크게 늘고 휴양·힐링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엔 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한겨울 평일 입장객이 1000여명에 이를 정도다. 이곳 온천수는 옛날부터 ‘구명수’란 이름으로 불려왔다. 이 물을 마시고 병을 고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과 물이 솟을 때 비둘기 울음소리가 났기 때문이라는 설이 전해온다.
탄산온천욕 산방산온천
평일 입장 1000명 넘어
중문 켄싱턴호텔 옥상
전망 좋은 온수풀장 개장 이 온천의 실내외 시설은 국내 여타 유명 온천휴양지에 뒤지지 않는다. 대형 실내 탄산온천탕은 천장과 벽이 유리로 돼 있어 밝고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24시간 운영하는 황토불가마 찜질방과 수면실, 커피숍, 전신관리실도 갖췄다. 야외엔 길이 25m, 너비 15m의 수영장과 탄산탕(일명 땅콩탕)·온탕·열탕 등 4개의 노천탕, 사우나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산방산이 가깝지만, 나무들과 건물 등에 가려 야외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산방산의 전모를 감상하기는 어렵다. 노천탕 등 야외 시설은 밤 11시까지, 실내 시설은 12시까지 운영(찜질방은 24시간)한다. 입장료 성인 1만2000원. 제주도 남서해안의 이른바 3도(마라도·가파도·형제섬)와 5산(한라산·군산·산방산·송악산·단산) 사이에 자리잡아 주변에 보고 즐길 거리도 많다. 켄싱턴호텔 등 호텔들의 전망좋은 야외 온수풀 겨울 제주 여행을 뜨겁게 즐기려는 이들을 향한 특급호텔들의 손님끌기 경쟁도 뜨겁다. 호텔에 숙소를 정한다면 탁 트인 야외의 대형 온수풀에서 수영과 사우나, 간식을 즐기며 피로를 풀 수 있다.
지난해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문 연 특1급호텔 켄싱턴호텔의 경우, 최근 호텔 옥상에 전망 빼어난 야외 온수 수영장 ‘루프탑 스카이피니티’ 풀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기존에 있던, 실내외를 자유롭게 오가며 즐길 수 있는 지상층의 온수풀과 가든 풀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사계절용 럭셔리 수영장이다.
핀란드식 사우나, 수중 선베드, 칵테일 바 등 함께 갖춘 시설과 서비스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용객을 매료시키는 것이 탁 트인 전망이다. 중문 앞바다와 송악산,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눈에 들어온다. 뒤쪽으론 물론, 꼭대기에 흰눈을 뒤집어쓴 한라산이 버티고 있다. 저물녘 따뜻한 물에 몸 담근 채 바라보는 송악산·형제섬 쪽 해넘이가 근사하다. 길이 25m의 메인 풀에서 수영을, 길이 7m의 릴랙스 스파 풀에서 버블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칵테일 잔을 든 채 스파 풀에 몸을 담그는 짝들도 많다.
와인과 칵테일을 내는 바 ‘클럽하우스’에선 매일 저녁 라운지음악·힙합음악을 곁들인 ‘풀사이드 파티’를 벌인다. 참가비 3만원(와인·스낵 무제한 제공). 전문 수영강사의 무료 일대일 레슨, 석양 때 사진을 찍어 종이액자에 넣어 주는 ‘선셋 포토 타임 서비스’도 이곳에서 진행한다. ‘루프탑 스카이피니티’ 풀은 성인 전용으로 운영된다.
제주신라호텔도 야외 온수 수영장과 스파 존을 사철 운영한다. 실내 수영장과 풀이 연결돼 곧바로 야외 풀을 이용할 수 있다. 핀란드식 사우나와 자쿠지·카바나 등 시설을 갖췄다. 밤 12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매일 밤(월요일 제외) 세계 각국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1월 말까지는 동유럽의 6인조 록그룹이 ‘서머 나이트 뮤직 페스티벌’을 벌인다.
롯데호텔제주도 지난해 초부터 야외 스파가든 ‘해온’을 선보였다. 온수풀과 어린이 풀, 3개의 자쿠지와 핀란드식 사우나, 카바나, 풀 바, 온수 물미끄럼틀 등을 갖췄다. 성인용 풀 중간에 마련된 정자 형태의 풀 바에선 음료와 칵테일, 간식을 즐길 수 있다. 야자수와 풍차, 주상절리 절벽, 실개천과 산책로 등 조경도 호화롭다.
제주/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산방산탄산온천 노천탕 모습.
평일 입장 1000명 넘어
중문 켄싱턴호텔 옥상
전망 좋은 온수풀장 개장 이 온천의 실내외 시설은 국내 여타 유명 온천휴양지에 뒤지지 않는다. 대형 실내 탄산온천탕은 천장과 벽이 유리로 돼 있어 밝고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24시간 운영하는 황토불가마 찜질방과 수면실, 커피숍, 전신관리실도 갖췄다. 야외엔 길이 25m, 너비 15m의 수영장과 탄산탕(일명 땅콩탕)·온탕·열탕 등 4개의 노천탕, 사우나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산방산이 가깝지만, 나무들과 건물 등에 가려 야외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산방산의 전모를 감상하기는 어렵다. 노천탕 등 야외 시설은 밤 11시까지, 실내 시설은 12시까지 운영(찜질방은 24시간)한다. 입장료 성인 1만2000원. 제주도 남서해안의 이른바 3도(마라도·가파도·형제섬)와 5산(한라산·군산·산방산·송악산·단산) 사이에 자리잡아 주변에 보고 즐길 거리도 많다. 켄싱턴호텔 등 호텔들의 전망좋은 야외 온수풀 겨울 제주 여행을 뜨겁게 즐기려는 이들을 향한 특급호텔들의 손님끌기 경쟁도 뜨겁다. 호텔에 숙소를 정한다면 탁 트인 야외의 대형 온수풀에서 수영과 사우나, 간식을 즐기며 피로를 풀 수 있다.
서귀포 켄싱턴제주호텔 옥상의 온수 수영장 ‘루프탑 스카이피니티’ 풀에서 만난 석양. 바다와 한라산을 앞뒤로 바라보며 따뜻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 겨울여행 정보
겨울 제주도 여행 주의점
제주도 여행엔 대개 렌터카를 이용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 조심해야 할 점이 몇가지 있다. 우선 렌트 때 보험(대물·대인·자손) 가입 여부 확인과 차량의 흠집·손상 여부 확인은 기본이다. 차량을 넘겨받을 때 작은 흠집이라도 꼼꼼하게 살펴 확인받도록 해야 한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추가로 자차(본인 실수의 차량 손상)보험에도 가입해 두는 게 좋다. 한라산은 눈이 잦은 산이다. 해안 쪽 도로들은 눈이 와도 바로 녹지만, 중산간이나 고지대 도로들은 적은 눈에도 빙판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여행 기간에 눈 예보가 있다면, 차량 대여 때 체인을 요청해 대비하는 게 좋다. 숲속 도로를 달릴 땐 노루 등 야생동물 출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가족동반 체험행사들
제주도에선 춥고 바람 부는 날에도 박물관·전시관 등 실내 시설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가 많다. 자녀 동반 가족여행 때 알맞은 체험들이 대부분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항공우주박물관(064-800-2114)에선 입체(3D) 화면에서 ‘우주 로봇과 함께 떠나는 우주여행’, ‘360도 입체영상으로 표현되는 우주공간’ 등 다양한 항공·우주 체험이 가능하고, 표선면 조랑말체험공원·박물관(064-787-0960)에선 승마 체험, 말 먹이 주기, 말 솔질하기, 게르(몽고식 텐트) 숙박체험 등을 할 수 있다.
특급호텔 액티비티 프로그램
중문단지 호텔 투숙객이라면, 특급호텔들이 마련한 실내외 체험행사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켄싱턴호텔의 경우 바굼지오름(단산) 트레킹과 커피농장 커피나무 묘목 심기 체험, 친환경 감귤 따기 체험(1월말까지), 한라산 사라오름 눈꽃 트레킹 등을 예약을 받아 매일 진행한다. 호텔 직원이 차량으로 안내하며 해설까지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켄싱턴호텔은 이런 체험행사들과 호텔 안 실내외 수영장, 사우나 무료, 호텔 미술작품 투어, 뷔페 등 두 끼 식사에 렌터카까지 제공되는 ‘럭셔리 올인클루시브 윈터 스토리’ 패키지(2월28일까지, 2인 기준 51만원부터)도 내놨다. 1855-0202.
여행 문의
제주도 종합관광안내소 (064)742-8866, 제주도관광협회 (064)742-8866, 한라산국립공원 (064)742-8866, 어리목 탐방안내소 (064)713-9953, ‘환상숲’ 곶자왈 탐방 (064)772-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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