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성분표를 읽자
한 상품 광고에서 예쁜 여배우는 남자친구에게 화학적 합성품인 카세인나트륨이 든 커피보다 무지방 우유가 들어간 커피가 더 좋을 것 같다고 온 국민에게 얘기한다. 얼굴이 잘 알려진 국민 여배우가 하는 말이니 왠지 신빙성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화학적 합성품이 들어 있는 커피보다는 우유가 들어 있는 게 당연히 좋겠지!
그런데 우유에 많이 들어 있는 단백질 성분이 바로 카세인이다. 카세인나트륨은 우유 단백질 성분 중 하나인 카세인에 나트륨을 더한 식품 첨가물인 것이다. 우유에서 수분을 빼고 나트륨을 넣어 가공하면 가루 상태의 우유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하면 오래 보존이 가능하고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상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유가 기본 원료가 되는 아기용 분유, 요리용 탈지분유, 커피용 크리머 등이 생산되기도 한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간편 식품이다. 쉽게 상할 수도 있는 신선한 우유 대신 실온에서 오래 보존이 가능한 가루 상태의 우유를 사용하려면 카세인나트륨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카세인나트륨은 현재 유해성이 보고되거나 유해 사례가 알려진 바가 없어서 규제가 전혀 없다. 정성 들여 커피 원두를 갈고 맛있는 커피를 추출했다. 신선한 우유를 넣어 맛있는 커피를 만들었다. 소중한 남편에게 가공된 가루 커피믹스가 좋을까? 신선하게 바로 뽑은 아내표 커피가 좋을까?
글·사진 홍신애/건강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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