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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묘지 ③

등록 2011-08-11 11:14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타임캡슐이란 미래에 열어볼 목적으로 특정 시대의 대표적인 물건을 모아 보존하는 용기나 장치를 뜻한다. 최초의 현대적 타임캡슐로는 1940년 5월28일 미국 애틀랜타시의 오글소프대학에 묻힌 ‘문명의 묘지’가 꼽힌다. 서기 8113년 개봉 예정인 ‘문명의 묘지’의 수장품은 다음과 같다. 따로 밝히지 않은 경우 수량은 1개이다. (지난 회에서 이어집니다)

‘문명의 묘지’의 수장품→ 위스키 지거, 주류 계량 도구(지거와 컵) 1세트, 화병, 계량컵 1세트, 빨강 술잔 4개, 윌로 찻잔과 받침, 도자기 그릇, 주방용 솔, 욕실용 솔 | 촛대, 비누 1상자와 밀봉된 잡품들| 전표등록기, 디트롤라 라디오| 낚싯대, 배드민턴 채와 네트 1세트 | 파리채, 옷걸이 등 | 밀봉된 각종 커프스 단추 등 각종 단추 8통| 손수건 5장과 실크스카프 여러 장 | 래칫 드라이버, 드라이버, 특수 나사| 인조견 표본 12상자, 전압계, 인조견사 1타래, 라디오 진공관 6개 1세트 | 장난감 권총, 핀볼 게임, 장난감 비행기 | 흑인 인형, 장난감 우주선, 견인차| 장난감 그레이하운드 버스, 트랙터, 백인 인형 2개, 트럭, 구급차 | 도널드덕, 장난감 공구 1세트, 장난감 탱크, 고무 젖꼭지, 비눗방울 파이프, 래틀(악기) | 장난감(기마병 1개, 병정 18개, 민간인 12개, 대포, 뮤즈상 2개, 대공포 1개), 베터웨어 그릇 표본 1점| 압지, 잉크통(밀봉) | 듀프렌 인조고무 표본 1점| 일리시트 플라스틱 표본 1점, 면직물 표본 1점, 인조견 의류 표본 1점| 샤프펜슬 1자루, 보카 필름 8통 | 루스벨트의 음성 녹음(11부) | 에드워드 8세의 음성 녹음 | 메이소나이트 1상자(밀봉)| 리퍼 의치, 밀봉된 미카타 표본 1상자, 카펫 표본 1상자, 크리스털라이트, 반지 10개| 아이코노스케이프 텔레비전 음극선관 5개| 안경테, 버클, 자동차 핸들 8개, 병뚜껑, 목걸이, 자질구레한 플라스틱 표본 22점, 컬러 테나이트 합성수지 표본 9점, 절연물 표본 1점, 배전기 덮개, 온도계 케이스| 계기판, 포마이카 합성수지 표본 7점| 포마이카 합성수지 표본 14점 1세트 | 밀봉된 교류 점화 플러그 1세트| 플라스틱 플루트.

이처럼 건조한 공식 목록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문명의 묘지’에는 성경, 코란, 일리아드, 신곡 등 고전문학 64만쪽 분량이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수장되었고,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루스벨트 등 역사적 인물들의 음성 녹음도 포함됐다. 이런 자료를 볼 수 있는 장치와 발전기가 설치됐고, 서기 8113년 인류가 현재와 같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마이크로필름을 읽을 수 있는 확대경도 함께 묻혔다. ‘문명의 묘지’ 내부에는 <8113년 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쓰인 현판이 달렸는데, 이 글은 당연히 영어로 씌었다. 그래서 묘지 앞에는 타임캡슐을 여는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기계, 이른바 ‘언어통합기’가 설치되기도 했다.

‘문명의 묘지’는 이후 한동안 언론의 주목을 받다가 1970년대에는 사실상 완전히 잊힌 물건이 됐지만, 1990년대 말 ‘뉴 밀레니엄’ 현상에 힘입어 잠시 다시 관심을 끌었다. ‘문명의 묘지’가 50돌을 맞은 1990년 오글소프대학에서 결성된 세계타임캡슐협회는 현재까지도 활동중이다.

최슬기·최성민/그래픽디자이너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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