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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정신, 비판적 디자인

등록 2011-03-03 10:10

[매거진 esc]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직설주의 운동 수칙: 당신 머리모양은 괜찮은 게 확실한가?

영국의 목수 겸 디자이너 노먼 포터는 1950년대에 <직설주의 운동 수칙>을 발표했다. 21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수칙은 현대적 디자이너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실용적, 철학적, 윤리적 원칙을 함축한다. 한편 프랑스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는 1980년에 출판된 어떤 인터뷰에서 자신의 급진적 작품이 결국은 “당신 머리모양은 괜찮은 게 확실한가?”라고 묻는 일에 목적을 둔다고 밝혔다. 비판적 작품의 기능은 정해진 목적지를 가리키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무비판적 행동이나 흐름에 반성적 질문을 던지는 일에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 닝보에서 열린 전시회에 ‘비판적 디자인’을 주제로 작품을 출품해 달라고 의뢰받은 우리는, 평소에 우리가 ‘비판적 정신’의 모범으로 여기는 두 스승의 정신을 결합했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포터의 <직설주의 운동 수칙>을 그대로 취한 다음 문장마다 고다르에게 영감 받은 물음표를 달았다.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0. 언제나 원점에서 시작하라?

1. 출발점에서 출발하라? 새로운 출발?

2. 언제나 현존하는 원리를 찾아라?

3. 제자리에서 찾아라? 과제 자체에서?


4. 요소를 드러내라?

5. 구성요소를 암시하라?

6. 대화를 제안하라?

7. 분명하고 완전하고 여유있고 일관성있고 충분해야 한다?

8. 수고를 아끼지 마라?

9. 질문하라?

10. 만일을 염두에 두고 긍정하라?

11. 만일의 상황을 존중한다?

12. 수단, 제약, 기회, 반응을 같게 하라?

13. 언제나, 모든 수준에서 참고하라?

14. 손을 뻗어라? 그 무엇도 자폐적이어서는 안 된다?

15. 쓸모 있어야 한다? 모든 부분은 제 몫을 해야 한다?

16. 정당하게 하고, 정의가 눈에 보이게 하라?

17. 팽팽하되 빡빡하지 않게 하라? 작품은 숨을 쉬어야 한다?

18. 직설적이어야 한다? 아무것도 숨기지 마라?

19. “그건 그랬고, 나는 거기에 있었고, 그것을 봤다”?

20. 만들고, 행동하고, 움직여라? 유명세를 수치로 여겨라?

부딪혀라?

최슬기·최성민/그래픽디자이너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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