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함의 비결 육수일까, 조미료일까
[매거진 esc] 고나무 기자의 맛경찰
호아빈·포베이·포호아 베트남 쌀국수 3대 프랜차이즈 맛 비교
호아빈·포베이·포호아 베트남 쌀국수 3대 프랜차이즈 맛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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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제트(이하 제트) : 포베이는 진한 맛, 담백한 맛 등 세 가지 맛 가운데 선택할 수 있군요. 진한 맛으로 시켜보죠. 스프링롤도 함께 시켜볼까요. 엘에이에 있을 때 쌀국수 엄청 먹었는데 …. 고나무 기자(이하 고) : 한국에서도 자주 드시나요? 제트 : 요새 간 지 꽤 됐죠. 스프링롤은 한국식이군요. 달걀지단, 단무지, 게맛살이 들어갔네요. 타이에서는 쌀국수에 선지를 넣습니다. 진하죠, 아주. 스프링롤은 한국식이네 고 : 인터넷에서 조미료를 쓰네 마네 논쟁이 있기에 물어봤더니 세 업체 모두 조미료를 쓴다더군요. 제트 : 쌀국수 만드는 데 조미료 안 쓰는 데가 어디 있겠어요? 이곳 육수는 그저 그러네요. 국물을 우리는 양지를 깨끗하게 다듬지 않아서인지, 국물 밑바닥에 가라앉은 게 있네요. 포베이, 호아빈, 포호아 순서로 방문했다. 포베이의 안심, 차돌박이, 양지와 힘줄 쌀국수 작은 것이 7000원, 호아빈의 양지, 차돌 쌀국수 작은 것이 6500원, 포호아의 얇게 썬 안심, 차돌박이, 힘줄 쌀국수 작은 것이 8000원이었다. 제트 : 호아빈에 스프링롤을 공급하는 업체도 포베이와 같은 건가? 여기도 달걀지단, 게맛살, 단무지가 들어 있네요. 스프링롤이 메뉴 사진과 실제 음식이 다르군요. 국물은 포베이보다 끝맛에 조미료 맛이 덜하고 깔끔한데, 단맛이 있네요. 면은 포베이보다 탄력이 있군요. 전반적으로 맛이 답니다. 고 : 포호아는 원조라 그런지 메뉴가 한눈에 보기 좋게 돼 있네요. 칠리소스를 덜어 먹을 수 있도록 작은 개인접시도 테이블에 놓여 있고요. 포베이처럼 맛을 ‘초보자’부터 ‘모험가’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군요. 세 군데 중에서 호아빈만 맛 구분이 안 돼 있군요. 이곳 육수와 면은 어떠세요? 제트 : 세 곳 모두 육수는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면은 호아빈이 더 탄력 있고요. 육수는 셋 다 조미료 맛이 강하고, 호아빈 육수가 조미료 맛은 덜한데 대신 단맛이 강하고요. 고 : 종합적으로 세 군데 쌀국수의 우열을 매긴다면요? 제트 : 글쎄요 …, 셋 다 비슷한 것 같은데요? 고 : 아까 요리사님이 조미료는 어디나 다 쓴다고 하셨잖아요? 그냥 그런가 보다, 어쩔 수 없다고 넘어가는 게 맞나요? 우리나라 식당이 다른 나라에 비해 화학조미료를 많이 쓰는 건 사실 아닌가요? 제트 : 아주 많이 쓰죠! 고 : 가령 쌀국수 가격이 7000원 안팎인데 이 정도 가격이면 조미료 안 쓰고 국물 못 내나요? 제트 : 쇠고기 육수를 우릴 때 자연스레 풍미를 풍부하게 내려면 양파, 파 등 다양한 채소를 함께 삶아야 합니다. 채소 한두개가 아니라 망으로 넣어야죠, 아주 많이.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글쎄요, 할 수 있을까요? 호아빈, 포베이, 포호아에 전자우편으로 공통 질문을 보냈다. 쌀국수를 만드는 쌀 산지, 육수를 내는 쇠고기 산지와 부위, 비싸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 등을 물었다. 세 업체 모두 타이 쌀과 호주(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를 썼다. 호아빈 홍보실은 “타이는 베트남과 비슷한 음식문화를 가졌고, 가공기술이나 공장 시설 면에서는 훨씬 더 발전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호아빈 홍보실은 “그러나 월남쌈을 싸 먹는 라이스 페이퍼는 베트남산을 쓴다. 라이스 페이퍼의 경우 가공기술보다 말리는 햇볕이 좋아야 하는데 타이보다 베트남의 햇볕이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호아빈 쇠고기는 호주, 뉴질랜드산이다. 포베이도 쌀국수에 타이의 프레 지역 쌀을 사용한다. 포베이 홍보실은 “(베트남 쌀과 타이 쌀은) 맛 차이가 없으며 쌀국수는 면발의 굵기로 다양해진다”고 밝혔다. 쇠고기는 호주산이다. 포호아도 타이 쌀과 호주산 쇠고기를 쓴다. 세 업체 모두 육수는 양지와 차돌박이로 우린다. 인터넷 식도락 사이트에 이들 세 업체에 대해 “조미료를 쓰는 듯 처음 생겼을 때보다 맛이 떨어졌다”는 평이 많았다. 세 업체 모두 육수를 우릴 때 조미료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중에 사용한 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사용해왔다고 덧붙였다. 호아빈은 “후발 주자인 호아빈은 기존 쌀국수 전문점보다 반 이하로 조미료를 줄였다. 처음 육수를 개발한 뒤 맛을 변화시킨 적이 없다. 육수 진액(엑기스)은 본사에서 공통으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포베이는 “육수 맛은 변하지 않았다. 모든 매장의 맛이 똑같지는 않다. 각 매장 주방에서 조리한다. 조미료 양이 미미하며, 한약재 성분의 스파이스 팩을 사용하여 육수 맛을 주로 낸다”고 밝혔다. 포호아도 “조미료는 계속 사용해왔다. 맛의 핵심인 스파이스 팩은 미국 본사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값이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 호아빈은 우리나라의 잔치국수 등과 달리 쌀국수 원가에서 육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면도 일반 밀가루 면보다 단가가 높다고 밝혔다. 포베이도 음식 재료를 직접 조리하므로 비싼 게 아니라고 밝혔다. 포호아는 미국 본사에 로열티를 줘야 하고 수입 재료를 많이 쓰는데 환율이 올라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의 맛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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