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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의 겁

등록 2008-02-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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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겁을 내며 중국에 간 적이 있습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하던 2003년 봄 일입니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베이징을 불안과 공포의 도시로 묘사했습니다. 베이징행 비행기 표를 과감히 끊었지만, 출국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헌데 베이징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 모든 걱정은 하늘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뭐,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마스크마저 벗고 다녔습니다.

겁을 내며 일본에 간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까지 데리고 간 가족여행이었습니다. 문제는 ‘자급자족’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패키지가 아니었으니, 먹고 자고 이동하는 걸 스스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생소한 도쿄 시내에서 전철표는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부터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닥치니까 다 됐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과정이 오히려 보람차더군요.

겁을 내며 타이에 간 적이 있습니다.

가기 전에는 전혀 겁이 안 났는데, 방콕 현장에 당도하니 겁이 났습니다. 10여 년 전에 경험한 패키지 여행이었습니다. 가이드가 겁나게 바가지를 씌웠기 때문입니다. 소심한 여행객은 당하기 딱 좋았습니다.

진짜 겁나는 여행은 따로 있습니다. 여행 스타일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갈 때입니다. 한 사람이 기억납니다. 저는 호텔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데, 그는 날마다 늦잠을 잡니다. 저는 부지런히 이곳저곳 돌고 싶은데, 그는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며 노닥거리고 싶어합니다. 피곤하지만 극복이 가능합니다. 3면에서 그 방법을 다뤘습니다.

진짜진짜 겁나는 여행은 마음이 안 맞는 사람과 함께 갈 때입니다. 이건 스타일과 다른 문제입니다. 떠나기 전에는 몰랐는데, 여행지에 가서야 그 사실을 아는 경우도 생깁니다. 비극입니다. 여행은 혼자 가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해야 행복하겠지요.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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