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자 팀 헤터링턴 작품. http://www.worldpressphoto.org
[매거진 Esc] 인터넷 사진여행
해마다 2월 둘째 주가 되면 세계보도사진재단은 보도사진 수상작을 발표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세계보도사진재단은 그 전년도 보도 사진을 10개 분야로 나누어 심사한 뒤 각 분야에서 단사진과 스토리사진 하나씩을 뽑는다. 총 스무가지 작품이 수상을 하는 셈이다. 퓰리처 상과 함께 가장 권위 있는 보도사진상으로 알려진 세계보도사진의 입상 사진은 세계 순회 전시되며 연감은 6개 언어로 발행된다.
올해에도 세계보도사진재단은 2월8일 홈페이지를 통해 2007년 세계보도사진 수상작을 발표했다.
125개 나라에서 5,019명의 사진기자가 80,536개의 이미지를 출품하였으며 올해의 사진엔 영국 사진기자 팀 헤더링턴이 2007년 9월16일 아프카니스탄에서 찍은 작품이 선정되었다. 미국 공수부대의 임무 수행을 12장의 사진으로 엮은 스토리 중의 한 장으로 죽은 전우의 이름을 붙인 벙커에서 전투헬멧을 벗고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초점 잃은 눈으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다. 그의 스토리 사진은 일반뉴스에서 2등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사진에 대해 “심신의 기력이 완전히 빠져버린 사람의 모습이고, 국가의 모습이다. 우리 모두가 관련되어 있다. 그것은 막장에 놓인 사람의 모습이다”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사진을 보노라면 전쟁의 허망함과 인간의 우매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홈페이지에서는 1955년부터 올해까지 수상작 전부를 볼 수 있다. 전쟁터나 일상생활 속에서 또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현장을 지키는 사진기자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진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 사진들은 제1세계의 눈으로 보고 선택된 것이다.
글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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