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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던져준 글감 10가지…표절이면 어떡해?[ESC]

등록 2023-02-11 18:00수정 2023-02-12 09:13

[김태권의 영감이 온다]
그림 김태권
그림 김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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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에 대한 칼럼을 한국어로 써보라.”

최근 화제인 챗지피티(ChatGPT)에 부탁했더니, “요즘, 창의성은 기업, 기관, 개인의 성장과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로 시작해 “창의성은 기업, 기관, 개인의 성장과 성공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로 끝나는 다섯 문장짜리 토막글을 내놓았다. 별로다. 그제야 나는, 챗지피티는 영어로 이용하는 편이 낫고, 질문도 다듬어야 한다는 말을 떠올린다.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챗지피티를 사용할 방법”을 영어로 물었더니, 일곱 가지 방법을 바로 뱉어낸다. ①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일 ②참신한 관점을 얻는 일 ③인공지능과 함께 브레인스토밍하기 ④ 단어들을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보기 ⑤스토리텔링 해보기 등에 챗지피티를 이용해보라고 했다(이 칼럼에서 강조했던 것들이다). 또한 ⑥자료 조사와 ⑦즉흥적으로 실마리를 얻는 일에 챗지피티를 써보라고 했다. 괜찮은 제안 같다.

“창의적인 글쓰기의 실마리를 달라”고 했더니, 글감 열 가지를 던져준다. ①시간 여행 ②누구나 초능력을 가진 세상 ③다른 행성에서 본 일몰의 풍경 ④새로 발명한 명절과 풍습 ⑤평행우주로 통하는 비밀의 문 ⑥거짓말하는 것이 범죄인 사회 ⑦역사적 사건을 목격한 나무 ⑧유령의 도움을 받아 수수께끼 사건을 해결하기 ⑨어릴 때 갔던 곳을 다시 찾은 기분 ⑩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능력을 가진 사람. 나쁘지 않다.

물론 이 글감을 그대로 써먹기는 어렵다. 챗지피티도 어디선가 들고 온 글감일 터, 자칫 남의 글의 표절이 될 수도 있다. 챗지피티는 정보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이미 많은 사람이 지적했지만, 이런 점에서는 출처와 진위가 바로 확인되는 구글 영문 검색이 낫다. 나도 평소에는 구글을 쓰는데, 챗지피티에 대해 칼럼을 쓰기 위해 챗지피티를 이용해봤을 뿐이다. “챗지피티에게 물었더니”로 시작하는 칼럼이 몇주쯤 범람할 것 같다. 이런 글은 독자님들이 물리기 전에 쓰는 것이 상책이다.

그래도 챗지피티가 관심을 모으는 배경은 짚어볼 만하다. 챗지피티는 기존 검색 사이트의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 이제 이용자는 짜깁기조차 안 해도 된다. ‘그림 그려주는 인공지능’ 미드저니와 닮았다.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같은 창조 작업의 문턱이 사라지다시피 한 것이다.

충격받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옛날에는 기계가 궂은일을 하고 인간이 창조적인 일을 하리라 공상했는데, 이제 인공지능이 창작하고 로봇이 안 하는 일을 사람이 한다. 한때 영감은 ‘신’과 선택받은 인간의 영역이었으나, 지금은 기계와 모든 사람의 몫이 되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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