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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건 싫지만, 겨울 캠핑은 가고 싶어 [ESC]

등록 2022-12-16 21:00수정 2022-12-19 17:24

캠핑의 정석: 충북 제천 청풍호

겨울 장박, 한 계절 앞선 11월부터 시작
파워뱅크·무시동 히터 등 만반 준비 뒤
고즈넉한 숲과 호수 정취 마음껏 누려
겨울 캠핑의 시작은 계절보다 앞서 시작된다. 한겨울에 즐기는 차박 캠핑을 위해서는 추위를 막기 위해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겨울 캠핑의 시작은 계절보다 앞서 시작된다. 한겨울에 즐기는 차박 캠핑을 위해서는 추위를 막기 위해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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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라면 치를 떨면서도 겨울을 기다리고, 게으르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면서도 캠핑 앞에서 바지런 떠는 나를 발견하곤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캠린이 생활 5년 차, 그동안 사들인 캠핑 장비가 어느 정도 완성되었고 지난 가을쯤 대형 스포츠실용차(SUV)로 갈아탄 후 본격적인 마이크로 캠퍼로 거듭났다. 벌써 올겨울 시즌 내가 원하는 겨울 캠핑 무드를 완성해 줄 캠핑장 예약도 모두 마쳤다.

 겨울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다

캠핑의 시간은 한 계절 앞서간다. 겨울 장박도 이미 지난 11월부터 시작되었다. 예약은 그보다 훨씬 전인 9월부터 시작했다고. 늦게 신청하면 자리가 없단다.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잡는다는 속담은 캠핑에서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캠핑의 겨울은 계절을 훨씬 앞서 있다는 느낌이다. 실은 올해만큼은 나 역시도 벌써부터 겨울 캠핑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여름과 가을 사이, 차를 바꾸면서 이전의 차에서 지금의 차로 장비들을 옮겨 설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파워뱅크를 이전 설치하는데 2주, 무시동 히터를 옮겨 다는 데 한 달가량 걸렸다.

요즘엔 워낙 이런 수요가 많아 관련 업체가 많이 생겼음에도 대기 기간이 꽤 걸렸던 탓이다. 나처럼 추위에 약한 사람이 겨울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파워뱅크는 필수다. 난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주요 동력원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바닥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전기매트를 사용하거나 캠핑 공간을 따뜻하게 데워 줄 히터를 사용할 때 꼭 필요한 장비다. 반드시 차 안에 매립 설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시동 히터를 갖출 요량이 아니라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포터블 파워뱅크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일단, 있으면 사계절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캠핑용품이니 캠핑에 진심이라면 강추하고 싶다. 이전 설치가 마무리된 후 테스트 캠핑을 몇 번 다녀왔다. 혹시라도 한겨울 혹한에 오지에서 문제가 생기면 난감할 테니까.

모든 것이 거의 완벽히 준비된 건 지난 달이었다. 기다렸다는 듯 바다로 들로 숲으로 호수로 달려 나갔다. 올해의 첫눈도 길 위에서 만났다. 그렇게 아침마다 호수에 피어오르는 안개가 예쁘다는 캠핑장을 찾았다. 충북 제천에 자리한 황토둥지캠핑체험장이다. 청풍호가 바라보이는 명당에 자리를 잡았다. 캠핑장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담하고 고요한 데다 새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체 시설도 깨끗했다. 취사실, 샤워장, 화장실에서 온수가 콸콸 나왔고 그 공간들 역시 더없이 따뜻했다. 나는 작고 고즈넉한 이곳만의 다정한 분위기도 그렇지만 숲과 호수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꼭 들었다. 겨울 품은 계절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호수 담은 숲의 정취랄까. 트렁크를 열어 사이트에 의자와 테이블을 펼쳤다. 얼마 전에 들인 신선한 커피빈을 갈아 어서 맛을 보고 싶었다. 좋아하는 커피 가게에서 좋은 원두가 새로 들어왔다고 보내준 것이다. 핸드밀 그라인더로 막 갈아 만든 신선하고 뜨거운 커피 한잔에 눈 앞에 펼쳐진 호수가 마치 동화 속 풍경인 듯 아득하게 느껴졌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 이만한 게 있을까. 코로나 이후 시끌벅적한 연말을 보내는 것도 이제는 다 옛일이 되었다. 오히려 좋다. 그 덕분에 우리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코로나는 끝났지만, 캠핑 수요가 여전히 늘고 있다는 건 이런 사실을 방증한다.

숲 속의 밤은 도시의 그것보다 빠르다. 오늘은 간단하게 카레와 큐브 닭곰탕으로 저녁을 짓는다. 한낮에는 제법 볕이 좋아 괜찮았는데 밤이 되니 금세 한기가 느껴졌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차 안의 내 방으로 얼른 들어갔다. 식사하는 동안 미리 작동시켜 둔 무시동 히터의 훈훈한 온기가 얼어붙은 손발을 금세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안온하고 다정한 겨울 캠핑의 하루다.

숲 속에서 간단히 즐기는 저녁 요리. 카레와 큐브 닭곰탕.
숲 속에서 간단히 즐기는 저녁 요리. 카레와 큐브 닭곰탕.

 캠핑과 함께 즐기는 제천 여행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캠퍼라면 캠핑을 마친 후 천천히 제천을 둘러보아도 좋을 일이다. 캠핑에서 겨울 정취 듬뿍 머금은 제천의 상징, 청풍호를 눈으로 마음으로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는 몸으로 만날 차례다. 청풍호 유람선을 타거나 케이블카, 모노레일로 공중에서 호수 풍경을 만나 볼 수 있다. 평소 하이킹을 즐기는 캠퍼라면 청풍 자드락길 역시 제천의 겨울 숲을 느끼며 자박자박 걷기에 좋다. 활동적인 액티비티를 좋아한다면 카약이나 카누를 경험할 수 있다.

제천시 모산동에 자리한 삼한시대의 유물, 의림지는 농업을 위한 저수지이자 주변 경관이 훌륭한 곳이다. 삼한시대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약 50여 분 정도 걸린다. 의림지와 함께 용추폭포 투명유리와 전망대 등 약 7㎞의 치유의 숲길을 걷는 것도 운치가 있다. 제2 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 저수지는 의림지에서 1.6㎞ 거리라 의림지와 함께 들르기에 접근성이 좋다. 원래는 제천의 농업용수 보조 수원이지만 여행객에겐 에스엔에스(SNS)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호수를 에둘러 있는 나무 데크길과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성 모양 구조물이 이국적인 호수 풍경을 자아낸 덕분이다.

△알아두면 좋아요

1. 캠핑 난방 시, 일산화탄소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고 충분한 환기구를 확보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 자주 환기를 해 주는 게 좋다.

2. 전기매트나 난로를 이용할 때는 전격 용량이 600W 미만인 제품을 사용한다.

3. 가정용 전기장판 사용은 지양한다. 집에 있는 전기장판을 가져와 사용하는 경우, 전격 용량 초과로 화재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4. 전기 릴선은 눈이나 비 등 물에 젖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5. 휴대용 화기는 화구의 불판보다 큰 조리기구를 피해야 한다. 가스 캔이 과열되면 내부 압력이 높아지므로 자칫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불멍을 위해 모닥불을 피울 때는 텐트나 차량에서 충분히 거리를 두어야 한다. 나무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7. 모닥불 뒤처리는 철저히. 다 타고 남은 재라도 모래나 물을 부어 확실하게 꺼 주는 게 좋다.

8. 캠핑 시 휴대용 소화기는 필수, 캠핑장 인근의 병원과 약국의 위치를 알아두면 좋다.

글·사진 홍유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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