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 신당역에서 지난해 9월18일 오전 화장실 들머리에 마련된 추모공간이 추모 메시지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사진은 여성화장실 표시와 메시지를 다중노출기법으로 찍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전국의 ‘여성긴급전화1366센터’에 접수된 스토킹 피해 상담 건수가 전년 대비 1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현실공간)에서 모두 스토킹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전체 스토킹 상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이 21일 발간한 ‘2022년 여성폭력 초기지원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국 18개 여성긴급전화1366센터(이하 1366센터)에는 6766건의 스토킹 피해 상담이 접수됐다. 2021년 대비 149.7% 증가한 수치라는 것이 진흥원의 설명이다.
스토킹 피해 상담을 가해자(6703명) 유형별로 보면, 과거 또는 현재의 연인·배우자나 직장 동료 등 ‘아는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가 90.0%(6032명)를 차지했다. ‘아는 사람’ 중에서도 과거 연인이 가해자인 상담이 42.3%(2837명)로 가장 많았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에서 모두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한 상담 비율이 54.1%(3658건)로 가장 높았다. 오프라인 스토킹 피해 상담은 25.9%(1754건), 온라인 스토킹 피해 상담은 20.0%(1354건)를 차지했다.
‘온라인 스토킹’이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특정한 사진·그림 또는 영상 등을 보내 상대방을 지속적·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가리킨다. 온라인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법사위는 22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스토킹 처벌법 개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국 1366센터에 접수된 여성 대상 폭력피해 상담 중에서는 가정폭력이 54.5%(15만7829건)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성폭력(5.4%, 1만5783건), 교제폭력(3.5%, 1만142건), 디지털 성폭력(3.1%, 9018건), 스토킹(2.3%, 6766건), 성매매(0.8%, 2363건) 순으로 나타났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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