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후 복귀해 기량 선보인 슬로베니아 선수에
“한국선 출산후 경력단절, 많은 포기해야” 해설
‘엄마신화’ 강조나 “여우같다” 등 차별중계서 변화
올림픽 전 해설진 요청으로 ‘성평등 중계 교육’
“한국선 출산후 경력단절, 많은 포기해야” 해설
‘엄마신화’ 강조나 “여우같다” 등 차별중계서 변화
올림픽 전 해설진 요청으로 ‘성평등 중계 교육’
동메달리스트 슬로베니아의 글로리아 코트니크가 2022년 2월 8일 장자커우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평행 자이언트 슬라롬 결승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정말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이 아이를 출산하면서 경력단절,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제 시작하셔도 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코트니크 선수도) 아이를 낳고 은퇴했다가 돌아와서 자신의 최고 커리어를 10대도 아닌, 20대도 아닌 2022년에 만들어냈습니다. 이 선수가 전하는, 던져주는 메시지가 뭐겠습니까.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지난 8일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한국방송(KBS) 박재민 해설위원은 슬로베니아 국가대표 글로리아 코트니크 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자 이렇게 말했다. 출산 이후 은퇴까지 했을 정도로 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최고 기량을 선보였다는 정보를 소개하면서, 박 해설위원은 시청자에게 응원과 지지의 말을 전한 것이다. 통상 기혼·유자녀 선수가 좋은 기록을 세우면 ‘엄마는 강하다’ 식의 모성 신화를 강조하는 멘트가 따라붙는데, 박 해설위원은 출산 여성 다수가 겪는 ‘경력단절’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는 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에서는 “해설을 듣다가 눈물을 흘린 것은 처음이다” “이번 올림픽 전에 KBS가 성평등한 해설을 보여주겠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2022베이징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3위에 오른 글로리아 코트니크, AP=연합뉴스
글로리아 코트니크 선수와 아들. 글로리아 코트니크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월4일 진행된 ‘성평등한 올림픽 중계’ 교육.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이 강연하고 있다. 한국방송(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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