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르스텐 독일 발도르프학교 교사
케르스텐 독일 발도르프학교 교사
산만한 부적응아로 만들 수 있어
선행학습도 되레 입학 뒤 적응 방해 생후 6~7년에 신체 기초공사
외적 균형 감각 스스로 잡으면
내적 균형 감각도 덩달아 아이를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부모 위한 계몽교육 절실 신체는 삶을 살아가는 아주 중요한 도구다. 케르스텐은 “신체의 기초공사는 생후 6~7년 동안 이뤄지며 아이들은 이때 움직임과 균형 감각 발달을 스스로 이뤄내야 한다”며 “이 시기에 아이들을 책상에 앉혀놓고 인지 교육을 시키면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케르스텐은 조기 취학한 아이들은 잘 앉아 있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교사들은 그런 아이들을 산만한 아이로 낙인찍고 학교 부적응아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만 5살에 학교에 입학하는 독일은 움직임 프로그램을 도입해 예비 학급을 운영하는데도 조기 취학으로 인한 부적응자가 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학교 부적응자들은 1~2학년 과정을 한번 더 듣게 되는데 아이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의사의 관점에서 그는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 기능이 완성되려면 적어도 생후 7년은 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생후 5년이 된 아이들은 한 발로 서면 흔들거린다. 그러나 생후 7년이 지난 아이들은 균형감 있게 한 발로 잘 선다. 유아기의 아이들을 살펴보면 걷고 뛰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신체의 다양한 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인지학에 기반한 발도르프 교육학과 의학에서는 외적 균형 감각과 내적 균형 감각이 연결돼 있다고 본다. 생후 7년 동안 신체적 균형 감각을 잘 이뤄내면 아이들은 내적 균형 감각도 함께 얻는다. 케르스텐은 “생후 7년 동안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보장하면 아이들은 비로소 차분하게 앉아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내면의 고요함도 갖춘다. 또 다른 아이들과도 섞여서 잘 놀 수 있다. 자신감 있게 학교생활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독일의 발도르프학교에서는 아예 만 7살까지 예비 학급 제도를 운영하면서 긴 나들이를 하고 아이들에게 움직이는 시간을 최대한 보장해준다.
생후 7년 동안 아이들은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면서 기초적인 신체발달을 이룬다. 사진은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는 모습이다. donald2000 <한겨레> 사진마을 열린사진가 제공
발도르프 교육
1919년 독일에서 시작된 발도르프 교육은 기존 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반기를 들고, 아이들 스스로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와의 교감, 자연·예술·학문의 조화로운 학습 등을 중시하는 대안교육이다. 199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교육장관회의에서는 발도르프 교육을 ‘21세기 교육의 모델’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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