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독립된 개체로 보고 아이의 자립과 공동체 감각 육성을 육아의 목표로 제시하는 게 아들러 육아법이다. 머리로는 대충 이해되지만, 어떻게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헷갈린다. 아이를 키울 때 생기는 구체적인 상황별로 아들러가 제시한 육아법을 적용해본다.
#1 세살 아이가 우유를 컵에 담아서 걸어다니며 마시다 우유를 엎질렀다.
일반적 대처: “그렇게 걸어다니면서 우유 마시면 안 된다고 했지!”라고 야단치며 부모가 엎지른 우유를 닦는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가만히 앉아서 먹어야 한다”고 아이에게 말한다.
아들러식 대처: 엎질러진 우유를 부모가 닦아주면 아이는 부모가 내 실수를 대신 처리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에게 걸레를 들고 엎질러진 우유를 닦도록 하자. 그리고 아이의 실수에 야단을 치기보다 “이제부터 우유를 엎지르지 않고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묻는다. 아이가 모르면 알려주고, 아이가 “제자리에서 마셔야 해요”라고 하면 앞으로는 그렇게 하도록 독려한다.
#2 초등학생 아이가 중요한 준비물을 집에 놓고 갔다.
일반적 대처: “이런, 오늘 이게 없으면 곤란할 텐데!”라며 엄마가 대신 준비물을 가져다준다. 아이가 하교하면 “왜 이렇게 자기 준비물도 챙기지 못하냐”며 야단을 친다. 아이는 “원래 난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하는 아이야”라는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갖게 된다.
아들러식 대처: 아무리 중요한 물건이라도 알아서 부모가 대신 가져다주지 않는다. 준비물을 챙겨가지 않아 곤란한 상황을 직접 겪고 ‘아, 이렇게 안 갖고 오면 큰일이구나’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만약 아이가 하교 후 “준비물을 안 가지고 가 선생님께 혼났다”고 말하면 “왜 잊었냐”고 비난하기보다 “네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중요해. 책임을 진다는 건 앞으로 물건을 잊어버리지 말고 챙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너 스스로 생각해보는 거야”라고 말해준다. 수첩에 준비물 적기, 전날 자기 전에 필요한 물건 정리해놓기 등 아이 스스로 방법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3 방학 기간이 끝나가는데 아이가 숙제를 다 하지 못했다. 숙제 때문에 아이가 끙끙댄다.
일반적 대처: “그러니까 진작 하라고 했지?”라고 야단치며 부모가 숙제를 대신 해준다. 숙제를 대신 해주면서도 아이에게 계속 짜증을 내고 “이게 부모 숙제인지, 아이 숙제인지” 하며 한탄한다.
아들러식 대처: 먼저 아이에게 실패를 인정하게 한 뒤, “어떻게 할 거야”라고 아이에게 묻는다. 아이가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엄마가 뭘 도와주면 좋겠니?”라고 확인을 한다. 가능한 범위에서 협력을 해준다. 다만 “이번에는 도와주지만 원래 네가 전부 다 해야 하는 일이야.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되니, 어떻게 하면 엄마가 도와주지 않아도 네 힘으로 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라고 말해둔다.
양선아 기자
※참고 서적: <아들러 박사의 용기를 주는 교육법>(호시 이치로 지음, 이너북 펴냄) <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기시미 이치로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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