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흔히 모빌을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빌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눈에 띈다. 한겨레 자료 사진
모빌 활용 놓고 찬반 입장 갈려
모빌은 출산 준비물에서 필수품 중 하나로 꼽힌다. 신생아 때 아기는 모빌을 응시하며 시각도 발달시키고, 음악이 나오는 모빌을 통해 청각도 발달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되면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에게는 ‘잠깐의 휴식’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부모들은 모빌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과거 천장에만 매달아줬던 모빌은 이제는 유모차나 침대 등에도 매달아 아이에게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종류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모빌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문화에 반대하는 입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영아 관찰을 토대로 체계적인 보육학을 제시한 헝가리의 여성 의사 에미 피클러(1902~1984)와 놀이 발달을 강조하는 발도르프 영유아교육학에서는 모빌 활용에 대해 부정적이다. 발도르프 영유아교육학에서는 모빌은 아기에게 수동적인 놀잇감이라 아기의 감각과 독립적인 움직임 발달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정희 한국 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 대표는 “자동적으로 움직이며 일방적인 자극을 주는 모빌은 아기에게 수동성을 강요한다”며 “독일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부모들에게 모빌을 활용하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모빌은 아기가 흥분된 상태로 바라보다가 만지려 하면 도망가는 이상한 물건”이라며 “경우에 따라서 아이에게 짜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아기에는 아이가 몸을 자유롭게 많이 움직이는 것이 신체 발달에 유익하며, 장난감보다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모빌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두뇌 발달 전문가인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모빌이 주는 자극이 수동적이지만, 그래도 자극이 없는 것보다 자극이 있는 것이 아이에게는 좋다”며 “장시간 지나치게 많이 활용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모빌 자체는 아이의 시각과 청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윤곽이 뚜렷한 것을 좋아하고, 곡선과 원색,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원리들을 바탕으로 모빌이 만들어졌고 적절하게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모빌을 활용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부모에게 달려 있다. 다만 모빌을 활용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지나치게 의존하면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아이 발달에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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