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놀잇감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위험하다
요즘 미국과 유럽에서 의사, 교육학자, 그리고 심리학자들이 컴퓨터 중독을 넘어서 “아이폰-신드롬 iPhone-Syndrom”에 대하여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몸을 움직여 노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매여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IT 산업이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의 유아, 아동, 청소년의 일상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대부분 미디어에 심각하게 노출된 후에야 비로소 그것을 문제로 여기는데, 그전에 이미 일상에서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 이미 다양한 미디어에 익숙해지도록 어른들 스스로가 환경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참고: 한국은 미디어 사용의 극대화를 위해 2015년부터 초중고에 종이 교과서 (=서책형) 대신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고 발표함! -2011년 6월)
우려 속에 자랑이 섞인 복합 감정으로 젊은 직장 맘이 아이 상태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겨우 두 돌 반 지난 꼬마 녀석이 집안 가족들의 스마트폰을 아주 능숙하게 다룹니다. 함께 살고계신 외할머니와 아빠 것, 그리고 제 것이 서로 다른 모델인데,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켜서 가지고 놉니다. 아빠의 태블릿PC는 자기 장난감으로 착각하여 아빠가 퇴근하면 으레 가지고 놀려고 떼를 씁니다. 아이가 신종 기기에 이렇게 몰두해서 노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지만, 미디어에 너무 일찍 노출되는 것은 아닌지 은근 걱정됩니다. 더욱이 요즘 잠도 잘 안자고 낮에는 부쩍 칭얼대는데 혹시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이지 엄마로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많은 부모님들은 항간에 시설이 좋다고 평가하는 국공립이나 사립유치원, 혹은 어린이집을 선호합니다. 이때 시설은 대개 대규모 현장에 컴퓨터 등 미디어 기기를 “현대적으로” 완벽하게 구비했음을 뜻합니다. 5세반, 6세반, 7세반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미디어 수업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올해부터 도입된 만 5세 누리과정에서는 영역별로 미디어 사용이 권장되는 부분도 있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주변을 살펴보면, 특히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아주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몰입하여 노는 장면이 눈에 띄게 많습니다. 혹은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칭얼대면 어른은 쉽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켜줍니다. 집에 앉아서 보던 텔레비전이나 비디오와 같은 미디어가 다른 기기를 통해 아무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게 된 시대입니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너무 일찍, 그리고 과도하게 대하는 것이 이제 세계적인 문제로 등장한 것이 확실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많은 유아교육에서 2011년 가을부터 시작한 새로운 프로젝트는 미디어 교육의 현장 실천입니다. 그런 유치원에서는 만 5세의 책상 위에 각각 컴퓨터 시설이 최신형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또 아이들이 종이대신 태블릿PC 위에 그림을 그리며 놉니다.
이 프로젝트에 관한 전문가들의 토론 중에서 미국 심리학자 짐 테일러(Jim Tayler)가 경고하는 내용을 우리 부모님들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대개 부모는 외출 도중 아이가 지루해서 칭얼대면, 아이를 달래기 위해 얼른 스마트폰을 건네주는데 이것이 자주 반복되면, “아이는 참을성을 잃어버리거나, 심심할 때 자기가 무엇을 스스로 행동하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일상생활 속에 부모가 아이에게 미디어를 과도하게 제공해주는 것이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아주 일찍, 그리고 너무 자주 미디어를 접촉하게 하는데, 그 이유는 자녀가 혹시 나중에 미디어 기기 접근에 뒤떨어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스마트폰은 자유자제로 다룰 줄 아는데, 자동차의 안전 띠 조차 스스로 매지 못하거나 수영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테일러는 지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독일의 소아과 의사 크리스티안 프리케 (Christian Fricke)는 미디어의 과도한 노출이 “집중력 약화, 수면 장애 뿐 아니라 불안정한 신체발달”등 전형적인 증세를 보이다가, 곧 이어서 “중독으로 진행되는 위험”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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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8개월짜리 딸아이가 이유 없이 마구 울 때가 많아요. 아무리 달래도 효과가 없는데, 스마트 폰을 켜서 노래를 들려주면 신기하게도 울음을 멈춥니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좋아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이렇게 울 때, 10분 정도 짧게 보여주는데 안심해도 되나요?
A. 스마트폰이 아이를 달래는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마구 울면, 어른은 우선 아이를 잘 관찰해 보셔야 합니다. 이런 시도 없이 얼른 달래준다는 생각만으로 아이를 안아서 너무 흔들어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것이 아이의 짜증을 가중시키기도 합니다. 낮에 이런 상황을 맞이하면, 기분 전환으로 잠시 산책을 해보세요. 울거나 짜증내는 어린 아이를 달래는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주게 되면, 그것이 조건화됩니다. 아이는 울거나 칭얼대면 엄마가 신기한(?) 스마트폰을 주니까, 거꾸로 스마트폰을 위해 우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영유아기 부터 이렇게 사소하게 일어난 미디어의 접근이 훗날 스마트폰 중독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Q. 저희 집은 아이들에게 미디어의 노출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려고 텔레비전과 비디오 같은 가전제품이 아예 없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므로 집에서도 자주 작업합니다. 주말에 가끔씩 네 살짜리 딸에게 태블릿PC를 보여준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요즘은 아빠가 작업 중인데 태블릿PC를 보여 달라고 조릅니다. 얼마나 보여주는 것이 적절할까요?
A.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또는 컴퓨터 모두, 텔레비전과 비디오처럼 화면을 통해 영상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미디어 노출에 해당합니다. 언제부터, 몇 살 정도면 아이가 미디어의 장면을 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모들의 질문에 독일의 교육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기준치는 이렇습니다. 만 2살 이전에는 어느 종류의 미디어도 대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최고 30분, 만 10세는 1시간, 그리고 만 11세부터는 75분 정도입니다. 그러나 미디어 교육학자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런 시간에 대한 수치가 아니라 아이들이 각자 미디어를 어떻게 의미있게 사용하는지, 또는 폭력적인 내용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점검을 부모들에게 더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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