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25일 오전 손씨가 실종됐던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진실을 규명하는 메모와 화환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 양말에서 채취된 토양 성분이 육지에서 강물 쪽으로 10미터(m) 떨어진 지점의 수중 흙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은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은 토양 성분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을 통해 손씨 양말에 붙어 있던 토양은 강가에서 10미터 떨어진 지점 인근의 토양과 편광 현상이 유사하고, 알루미늄·규소·칼륨·칼슘 등의 원소 조성비가 표준 편차 범위 내에서 유사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손씨의 양말에 묻어나온 토양과 유사한 성분이 나타난 지점의 수심은 약 1.5미터이다.
경찰은 다만 유사한 흙 성분이 나온 지점은 앞서 “한 남성이 평영하듯 한강으로 걸어 들어간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진술한 곳과 약 10미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 13일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토양은 모두 7곳으로, ①반포수상택시 승강장 우측 약 50미터 지점에 위치한 공원내 잔디밭 ② 채취 장소 ①로부터 10미터 거리의 강가 ③채취 장소 ②로부터 승강장 방향으로 7미터 거리의 강가 ④·⑤채취 장소 ②로부터 한강 수중 5미터, 10미터 지점 바닥 ⑥·⑦ 채취 장소 ③으로부터 한강 수중 5미터, 10미터 지점 바닥이다. 경찰은 감정 결과 손씨 양말에 묻은 토양 성분이 이중 ⑤지점에 해당하는, 강가로부터 수중 10미터 지점의 토양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옷의 상·하의에서도 토양이 붙어 있는 것이 확인됐지만, 의복에는 서로 다른 지역의 토양이 혼입돼있을 수 있어 이를 분리할 순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건 당시 같이 있던 친구 ㄱ씨의 옷도 일부 세탁되긴 했지만 국과수에 감정을 맡긴 상태다.
손씨가 발견된 지난달 30일 신발은 사라져 있었기 때문에 손씨가 신고 있던 양말의 토양 분석만 이뤄졌다. 그러나 경찰은 “국과수에서도 감정 내용이 수중 오염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며 폐회로텔레비전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며 “(다른) 증거물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해 사망 경위를 계속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전날 추가 현장 조사도 실시해 수중 지형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강가에서 6.8미터 지점의 수십은 50센티미터(cm)에 불과하지만, 10.5미터 지점으로 가면 수심이 1.5미터로 급격히 깊어진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24∼25일 서울청이 접수한 실종자 63명 중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던 6명도 모두 생존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한 누리꾼이 작성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한강사건 세부보고서’ 내용도 검토해 위법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위해 참고할 만한 것은 없었고 위법사항을 검토해 처리하겠다”고 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친구 ㄱ씨가 평소 손씨를 안 좋게 생각했고, 기회를 봐서 죽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등의 주장이 담겨 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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