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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죽어도 군부 밑에선 살 수 없다 국제사회가 미얀마를 도와달라”

등록 2021-02-21 19:40수정 2021-02-22 10:24

군부 시위대 무차별 살포에 분노
주한 중국대사관앞 등서 집회
청년단체도 아시아 각국 정부에
“미얀마 시민 인권보호 선언” 촉구
재한미얀마청년연대, 이주노조 방글라데시, 재한베트남공동체, 인도네시아주한유학생회, 캄보디아CNRP청년위원회, 광적필리핀가톨릭공동체, 인도네시아 주한유학생회, 한국 해외주민운동연대(KOCO) 소속 아시아 청년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엔 인권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미얀마 군부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개를 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이 세손가락 시위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민중이 쓰는 사인이다. 미얀마인 이이(EE 28)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재한미얀마청년연대, 이주노조 방글라데시, 재한베트남공동체, 인도네시아주한유학생회, 캄보디아CNRP청년위원회, 광적필리핀가톨릭공동체, 인도네시아 주한유학생회, 한국 해외주민운동연대(KOCO) 소속 아시아 청년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엔 인권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미얀마 군부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개를 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이 세손가락 시위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민중이 쓰는 사인이다. 미얀마인 이이(EE 28)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21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주변에선 미얀마판 ‘임을 위한 행진곡’인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가 흘러나오자 미얀마인들이 고개를 숙였다. 전날인 20일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때 실탄에 맞아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살인마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하자’는 손팻말을 든 이들은 묵념 뒤 “군사 쿠데타를 반대한다!”라고 소리쳤다. 분노에 찬 목소리는 자주 갈라졌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라 9인으로 제한된 집회에 교대로 참석하려고 집회 참석자와 떨어져 대기 중인 미얀마인 수십명이 이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이들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연 것은 미얀마 군부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를 한 소식에 국내 거주하는 미얀마인들도 분노와 탄식을 쏟아냈다. 결혼 이민으로 한국에 산 지 10년이 된 깨띠앙(42)은 “심장이 터지는 거 같았다. 집에 도저히 있을 수 없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미얀마에 있는 제 가족들도 매일 시위에 나가요. 위험하지만 죽어도 군부 밑에선 살 수 없다, 이런 마음이 크니까….” 깨띠앙을 비롯해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 위원회’(위원회)를 꾸린 이들은 2월 초부터 서울 성동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무관부와 중국대사관 앞에서 번갈아가며 집회를 열고 있다.

미얀마 민주정부에서도 탄압을 당했지만 ‘군부는 반대한다’는 소수민족들도 있다. 위원회와 별도로 단체를 꾸려 서울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어온 카친족 ㄱ(49)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소수민족 탄압이 있었지만, 군부 정권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인권이 보장되지 않던 군부 정권 치하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얀마 문제를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관점에서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입해달라고 호소했다. 소모뚜 주한미얀마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은 “미얀마 쿠데타로 미얀마는 물론 아시아와 전세계 평화와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다. 전세계가 나서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과 미얀마, 캄보디아 등 8개 청년단체는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 각국 정부에 “미얀마 시민 인권 보호, 군부 독재와의 결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미얀마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역사를 가진 한국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한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묘헤인(29)은 “한국에선 1961년(5·16) 박정희 군부가, 미얀마에선 1962년 네 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1987년 한국은 6월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미얀마는 1988년 ‘8888항쟁’ 때 시민 수천명이 총에 맞아 숨지며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번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온 지 3년이 된 띤티아웅(29)은 “가족들이 너무 걱정된다. 한국도 이런 일을 겪으면서 민주화가 된 걸로 안다. 우리를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깨띠앙(42)씨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깨띠앙(42)씨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지난 20일 미얀마군부 쿠데타 독재타도 위원회가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지난 20일 미얀마군부 쿠데타 독재타도 위원회가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전광준 김윤주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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