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딸 이원주, 아들 이지호가 25일 오후 4시 54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5일 오전 세상을 떠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철저하게 외부의 접근이 차단됐고 직원들은 장례식 준비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삼성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회장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에 있는 17·18·19호를 합쳐서 마련됐다. 삼성 쪽은 이날 부고 알림 문자를 통해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니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함을 양해 바랍니다”라고 공지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화 김승연 회장 등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상주인 이재용 부회장은 오후 5시께 아들 지호씨, 딸 원주양과 함께 빈소로 들어갔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장례식은 50인 미만이 집합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례는 원불교 방식의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생전에 부인 홍라희씨와 함께 원불교에 입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이재현 씨제이(CJ)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가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다. 가족을 무척 사랑했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며 “일찍 영면에 드시어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도 잇따라 조문했다. 유족은 이날 오후부터 가족과 친지, 기업 총수 등의 조문을 받고 그룹 관계사 사장단과 외부인 조문은 26일 오전부터 받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취재진과 외부인의 출입은 철저하게 통제됐다. 병원은 입구에 공지글을 붙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빈소가 마련된 지하 2층에 기자들의 출입이 제한된다”고 알렸다. 내외신 등 100여명의 취재진은 장례식장 1층에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조문객의 빈소 방문을 취재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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