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덕흠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때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석연치 않은 판결로 의원직을 유지했다. 당시 그의 선거운동을 돕던 친형은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터라 논란이 일었다. 4년 뒤 20대 총선에서도 박 의원은 금품 제공 논란에 휩싸였지만 처벌을 피해 의원직을 유지했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박 의원은 선거 직후 의원직 박탈 위기에 놓였다. 선거운동을 도운 운전기사에게 1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1심 재판부인 청주지방법원은 2014년 4월 “형 회사에 소속된 운전기사에게 박 의원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금품 제공을 숨기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며 박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선 무효형이었다.
하지만 항소심이 그를 살렸다. 대전고등법원이 “운전기사에게 지급한 1억원을 퇴직위로금으로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운전기사가 불법 선거운동을 폭로하는 것을 무마하려는 대가성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최종심에서 원심의 판단이 인정돼 박 의원은 무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박 의원의 친형은 19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 의원 후원회 사무실 옆에 건설회사 사무소를 차리고 직원 4명을 채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시킨 뒤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친형과 직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정작 선거의 당사자였던 박 의원만 법망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박 의원은 선거를 치를 때마다 선거법 위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유권자에게 금품을 돌린 혐의로 박 의원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기소를 유예했다. 당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기각해 ‘봐주기 논란’이 있었다.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는 박 후보의 선거 현수막에 ‘힘 있는 중진 3선 의원’이란 문구가 허위사실 기재라는 고발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돼 선거법 위반 공방이 일기도 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전 간부는 “(박 의원은) 서울지회장 선거 때부터 대의원을 매수해 선거운동을 하고 중앙회장 때는 협회자금 수억원을 개인 용도로 유용해 선거 홍보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빙산의 일각이다. 공사 입찰 특혜뿐만 아니라 선거법 뇌물 비리 문제를 모두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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