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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거리의 칼럼] 정은경 / 김훈

등록 2020-09-14 08:57수정 2020-11-22 15:06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내정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내정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2일 부임했다. 코로나의 8개월 동안 그의 앞 머리카락은 하얘졌다. 그는 늘 노란색 작업복 차림이었다. 방역망이 무너질 때나 무너진 대열을 다시 추스를 때도 그는 늘 차분한 어조로 현장의 사실을 말했다. 그는 늘 현실의 구체성에 입각해 있었고, 당파성에 물들지 않았고, 들뜬 희망을 과장하지 않았으며, 낮은 목소리로 간절한 것들을 말했다. 그의 낮은 목소리는 과학의 힘에서 나왔고, 모두의 힘을 합쳐야 희망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거듭된 호소는 가야 할 방향을 설득했다. 그는 늘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했는데,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말하기는 매우 희귀한 미덕이다.

청장이 된 그는 날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방역전선을 지휘해 가면서 신설된 관서의 조직과 작동방식을 설계하고 미래의 감염병에 대처해야 하니, 그의 승진은 축하와 위로를 동시에 받아야 마땅하다.

부임에 즈음해서 그는 “방역에는 지름길이 없으며, 일상을 안전하게 하나씩 바꾸어 나가는 길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의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인용된 부분은 <한겨레> 9월10일치 8면 기사이다.)

그의 말은 분명했고, 알아듣기 쉬웠다. 그의 이 두 마디 말은 코로나 8개월의 경험을 요약하면서, 미래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방역은 과학의 원리를 대중의 일상 속으로 확대하는 길이다. ‘살길은 생활 속에 있다’는 뜻으로, 나는 그의 말을 이해했다. 나는 날마다 정은경 청장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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