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정부와 의협의 협약식에 참석하려다 전공의와 전임의들의 항의를 받으며 장소를 빠져 나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대한의사협회와 정부·여당이 4일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치’를 원점 재논의하기로 합의했으나, 전공의들의 강한 반발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의협 간 합의문 서명이 전공의들의 반발로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애초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의정 협의체 구성 등과 관련한 합의문 서명을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전공의들 반발로 합의문 서명은 오후 1시로 미뤄졌고, 급기야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의협 회장이 합의문 서명식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전공의들에 의해 출입이 가로막히면서 다시 미뤄졌다. 양쪽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합의문 서명을 다시 시도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고 안정화 이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내용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정부와 의협의 협약식을 반대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젊은 의사 비상대책위원회 등에서 합의 사실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며 ‘졸속 합의’라고 반발해, 의료계 내부가 진통을 겪고 있다. 박지현 젊은 의사 비대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회장이 패싱 당한 건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고 적었다.
이후 전공의들은 박능후 장관과 최 회장의 합의문 서명식이 열리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회의장으로 속속 집결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졸속 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라고 적힌 종의를 들고 대회의장 앞에서 침묵한 채 서있는가 하면, 박 장관과 최 회장의 출입을 가로 막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반발로 박 장관과 최 회장이 진입로를 찾다가 실패했다”며 “정부서울청사로 장소를 옯겨 합의문 서명식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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