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를 돌보던 경북 도립 포항의료원 간호사 16명이 최근 사직한 일을 두고 일부 언론이 지쳐서 그만뒀다거나 무단결근을 했다고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면서 해당 간호사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코로나19 전담병원인 포항의료원 간호사들의 집단 사직 관련 기사가 보도되었다. 포항의료원에 확인한 결과, 원래부터 1~2월 중 간호사들의 사직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의료원의 어려운 사정을 아는 간호사들이 신규 간호사가 투입되는 3월을 기다리기 위해 지난달 28일까지 기다려준 것이라고 한다”며 “포항의료원에서는 현장에서 안 그래도 힘든 간호사분들이 해당 기사로 더 힘들어한다고 안타까워하셨다”고 밝혔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포항의료원 간호사라고 밝힌 이의 말에 따르면, 간호사 16명은 병원과 합의 하에 사직한 것이고 오히려 사직 날짜보다 일을 더 하고 갔다고 한다. 기사에서 표현하는 ‘무단결근’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간호사회는 이어 “포항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맡은 간호사들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퇴근 후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례식장 접견실을 임시 숙소로 이용하곤 했다”며 “기존에 한 달 기준으로 나오던 근무표 또한 일주일 단위 혹은 하루에도 매번 수정되는 등 예측 불가능한 근무가 이어져 간호사들이 제때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호사회는 “의사들과 달리 간호사는 24시간 환자 옆에서 떠날 수 없는 직업이라 의료인 중 감염위험이 제일 높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간호사들이 과로와 부족한 휴식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진다면 병원 내 감염 또한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전국의 간호사들이 이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번뿐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면허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들의 절반이 병원에서 떠나는데도 근본원인인 인력부족은 해결하지 않은 채 간호사 개인의 노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부와 병원의 태도가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포항의료원 분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포항의료원 간호사들은 한 달 넘게 외부와 단절되어 고립된 채 환자 간호를 위해 최전선에서 그 무게를 감당해왔던 이들”이라며 “그런 이들에게 포항의료원과 경북도는 무엇을 해주었는가. 간호사들이 집단 사직을 선택하기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분회는 “희생정신과 직업윤리로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치료와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의료원과 관계부처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의료원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코로나19 환자만 전담하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2일부터 입원 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확진자 전문 병동으로 전환했는데, 최근 간호사 약 100명 가운데 16명이 사직했다. 포항의료원은 환자 증가에 따라 미리 채용한 신규 간호사 15명을 우선 투입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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