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문제 전문 상담소 운영하는 신현욱
“코로나19, 신천지 교인 추적해야 실마리”
“칩거 중인 이만희 특별지시 내려야 해결돼”
“중국인 입국 차단만이 해답은 아니야…
중국 파견됐던 교인들이 사태 시발점 된 듯”
“코로나19, 신천지 교인 추적해야 실마리”
“칩거 중인 이만희 특별지시 내려야 해결돼”
“중국인 입국 차단만이 해답은 아니야…
중국 파견됐던 교인들이 사태 시발점 된 듯”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위원장은 28일 “대다수가 ‘신천지’라는 집단의 발생이고 그 집단으로 인한 전파로 묶여 있다”며 “방역당국은 현재 대구 이외 지역 교민들의 명단을 조사해 지역사회 전파경로를 찾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외신 역시 한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에 신천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정한다. 뉴욕타임스는 “신천지가 메르스와 사스를 막아낸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시험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현재까지 모두 2022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환자 수는 840명(41.5%), 이만희 교주의 친형 장례식이 있었던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환자 수는 117명(5.8%)이다.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절반(47.3%) 가까운 비율이 신천지 관련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어떤 식으로 촉매 역할을 했을까? 25일 한겨레 〈폰터뷰〉 제작진은 신천지를 둘러싼 의문점들을 짚어봤다.
신천지 교회에서 20년간 목사와 신천지총회 교육장 등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6년 말 탈퇴해 ‘신천지문제전문상담소(이하 상담소)’를 운영하는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에게 직접 물어 봤다.
# 다음은 신현욱 목사와의 일문일답
Q. 질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신천지 교인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일각에선 이 종교의 어떤 특성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A. “물론 일반 교회에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 예를 말해볼까? 보통은 상식적인 선에서 대처하지 않겠나. 이를테면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의심이 든다면 적극적으로 검사 받는 등 타인에게 피해 없도록 협조하는 게 일반적인데, 신천지는 조직 특성상 그게 어렵다. 자신이 신천지라는 것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 정부 지시보다 이만희 교주의 지시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따르는 점 등이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Q. 종교의 자유가 있음에도, (자신의 종교를) 숨겨야 하는 사정이 있나?
A. “그들은 코로나19보다 자신들이 신천지 신도라는 게 드러나는 걸 더 두려워한다. 신천지 교인의 대다수가 가족, 직장동료 등 주변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이유다. 신천지에 대한 긍정적이지 못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신천지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주변에서 해당 종교를 믿지 않도록 권유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보는 거다. 이어 은밀히 전도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면 전도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숨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에 걸린 신천지 교인들의 자가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이 많다. ‘내가 코로나19에 걸렸고, 신천지 예배드리다 전염됐다’는 얘기를 주변에 할 수 없으니 그냥 평상시대로 행동하는 거다. 결국 이런 특성이 코로나19가 대구를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산된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Q. 전도 과정에서 신천지라는 사실을 숨겨야 할 정도로, 신천지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계기가 있나?
A. “우선 교리적인 측면에서, 한 개인을 우상화, 신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만희 교주라는 사람을 이 시대의 구원자라고 추종하면서 그가 영생할 거라 믿는 식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 교리에 빠져 학업을 중단하거나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는 곧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행태가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보일 수 있지 않겠는가.”
Q. 신천지를 믿는다고 해서 학업을 중단하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할 이유가 있나?
A. "신천지는 전도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전도해서 실적을 채워야 하는 압박을 받을 때도 있다. 때문에 학업이나 직장을 그만두고 전도 활동에만 매진하는 이들이 생기는 거다. 이 종교에 제대로 빠지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에 따라선 아프더라도 전도해야 하고, 또 가족이나 주변에는 본인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또 숨겨야 되다보니까 잘 파악도 안 되고. 게다가 아파도 예배를 안갈 수도 없으니, 코로나19에 걸린 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는 거다. 이런 이유 때문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라고 본다.”
Q. 아프면 예배를 못 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A. "신천지는 예배 출석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 체크가 된다. 참석 안하면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Q. 최근 부산의 온천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23명이 나왔다. 이 중 3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졌다. 개신교 교회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굳이 예배를 봤는데.
A. "앞서 말했다시피 전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신교 교인을 신천지로 전도하기 위해 마치 ‘간첩‘을 보내듯이 개신교 교회에 신천지 교인들을 심는 것인데, 신천지에서는 그런 분들을 `추수꾼`이라고 한다. 이들은 양다리 걸치듯 신천지, 개신교 교회를 오가며 예배를 드린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현재 코로나19확진자와 접촉한 신천지 교인들의 위치를 추적할 필요가 있는 거다. 이걸 체크해야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
Q.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중국인 입국금지가 옳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중국인 입국 차단만이 답은 아니다. 상황을 제대로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 중국에 파견됐던 한국 신천지 교인들이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것 같다. 지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신천지 교인들이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진행된 이만희 교주의 친형 장례식, 집회 등에 참석하면서 오늘의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Q. 신천지 측에서는 이번 코로나19 확산 건을 계기로 신천지 교인에 대한 불필요한 낙인찍기가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A. “신천지 교인을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주범으로 취급하고 비난하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비판받아야 할 대상이 있다면 이만희 신천지 교주를 비롯한 신천지 간부일 것이다. 이들이 처음부터 정부에 신천지 명단을 적극 공개하는 등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노력을 했다면 코로나19가 지금처럼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Q. 최근 신천지 측이 신천지 교인·교육생 명단을 정부에 제공했다. 이젠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A. “과연 그럴까. 내가 보기엔 아직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전체 교인 명단을 넘겼지만, 아마도 신천지 교인들이 정부 측 연락을 안 받거나 숨는 일이 있을 거다.”
Q. 박원순 서울시장도 27일 ‘신천지 교인과 연락이 잘 안 돼 동선 추적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는데.
A. “그것 봐라. 실제로 그렇다. 자기(신천지 교인)들이 의도적으로 정부 연락을 피하는 거다.”
Q. 신천지 교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A. “간단하다. 신천지 총회 차원에서 이만희 교주의 특별지시사항이 떨어져야 한다. `개인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걸 감내하면서라도 신천지라는 것을 빨리 오픈해라, 전화를 빨리 받아서 협조해라` 이런 구체적인 특별 지시가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연락 두절된 신천지 교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거다.”
Q. 이만희 교주의 지시 없이는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면 되나?
A. “그렇다. 법적인 제재가 들어오더라도 이만희 교주의 지시 없이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말그대로 ‘신천지국‘인 셈이다. 때문에 반드시 이만희 교주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풀린다.”
취재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연출 조성욱 피디 chopd@hani.co.kr
한겨레TV, 폰터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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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조성욱 피디 ch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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