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한국인 6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이 19일 새벽 김포공항에 착륙한 공군3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채 격리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우리 국민과 배우자 7명을 실은 ‘정부전용기’가 19일 오전 6시27분께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귀국한 이들은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인천공항에 마련한 임시생활시설로 옮겨져 14일 동안 머물게 된다.
정부는 크루즈선에 탄 한국인 14명 가운데 귀국을 희망한 4명을 비롯해 일본인 배우자(남성) 1명 등 모두 5명을 데려올 예정이었으나, 2명이 더 늘어나 모두 7명이 정부전용기에 최종적으로 탔다고 전해진다. 현재 크루즈선을 타고 돌아온 한국인은 모두 감염 증상이 없다. 정부전용기에 동승한 의사, 간호사, 검역관은 선내에서 1차 검역을 하고 이송 과정에서도 계속 의료 지원을 실시했다.
정부는 크루즈선에서 내린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우한 교민들에게 했던 것처럼 검역을 하고, 임시생활시설에서 머물게 할 예정이다. 임시생활시설로는 정부가 운영하는 인천공항 검역소의 격리관찰시설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을 차단하고자 설치된 이곳에는 음압격리실 50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18일 “인원이 소수인 점과 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이면서 용도가 적합하다는 특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 한국인 등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투입된 대통령 전용기에서 19일 오전 내린 이들이 검역 등 입국절차를 위해 서울김포항공비즈니스센터(SGBAC)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앞서 김 부본장은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크루즈선에 탑승한 우리 국민을 국내로 이송하기로 결정하고 정부전용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데려올 이들이 적어 정부전용기를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임시 항공편(전세기)을 보내 중국 후베이성에 있던 국민과 가족 848명을 귀국시킨 바 있다.
이번에 투입된 정부전용기는 ‘대통령 전용기’라고도 하는 공군 3호기(VCN-235)다. 스페인과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한 쌍발 터보프롭 수송기 CN-235를 개조한 것으로, 수송기 내부에 15석 정도의 귀빈용 좌석이 있다. 18일 정오께 서울공항을 이륙한 정부전용기는 예정보다 1시간 가까이 일찍인 2시50분께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귀국을 희망하는 한국인들은 검역 등 각종 절차를 마친 뒤 전용기에 올랐고 이들을 태운 전용기는 19일 새벽 2시23분께 하네다 공항에서 이륙했다.
한편, 코로나19 발생이 끊이지 않는 일본 정박 크루즈선에서 추가로 88명의 감염자가 나와, 누적 감염자가 5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8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중 681명을 검사한 결과 88명이 감염됐음을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65명은 겉으로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약 3700명 가운데 현재까지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나온 이는 2404명으로, 이날까지 확진자는 합계 542명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감염되지 않은 승객은 19일부터 21일까지 차례대로 하선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감염이 확인된 사람과 같은 방을 쓴 경우에는 당사자가 미감염자라고 하더라도 14일간 추가로 선내에서 격리된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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