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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 순간] 바이러스 샐 틈 없이, 의심환자 이송합니다

등록 2020-02-14 08:00수정 2020-02-14 08:12

‘코로나19’ 전담 119구급대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안전센터에서 3차 전세기로 들어오는 ‘우한 교민’들 중 발열과 기침 증상이 있는 의심환자를 수송하기 위해 구급차 내부에 필름과 테이프로 랩핑을 마친 뒤 방호복을 입고 구급차 앞에 서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2시간 넘게 구급차 내부를 랩핑하는 작업을 꼼꼼하게 했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안전센터에서 3차 전세기로 들어오는 ‘우한 교민’들 중 발열과 기침 증상이 있는 의심환자를 수송하기 위해 구급차 내부에 필름과 테이프로 랩핑을 마친 뒤 방호복을 입고 구급차 앞에 서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2시간 넘게 구급차 내부를 랩핑하는 작업을 꼼꼼하게 했다.

“비닐 끝부분을 잡아 주세요. 내부 공기가 새지 않게 이음새 부분을 꼼꼼하게 테이핑해야겠어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12일 새벽 서울강서소방서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남주 소방교(맨 위 사진 왼쪽)와 권혁우 소방사(오른쪽), 박연우 소방교는 구급차에서 환자 이송에 필요하지 않은 목 보호대, 들것 등을 꺼내었다. 안전센터 바닥에는 구급차에서 꺼낸 장비들이 한가득 쌓였다.

장비를 꺼낸 구급대원들은 특수필름을 구급차 내부에 붙이기 시작했다. 제세동기, 구급약품 등 구급차 안 장비들은 불투명한 필름으로 덮였다. 평평한 벽면은 그나마 필름을 붙이기 쉬웠지만 굴곡이 있는 부분은 몇 배의 노력이 들었다. 필름과 필름 사이는 양면테이프로 이음매를 꼼꼼하게 붙였다. 그래도 불안한 부분은 이중으로 필름을 덮었다. 12시40분께 시작한 작업은 두 시간이 훌쩍 넘은 3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좁은 구급차 공간에서 구부려 일하던 구급대원들은 그제야 허리를 펼 수 있었다.

구급차 랩핑 작업하는 장면 3장을 하나의 사진으로 합쳤다.
구급차 랩핑 작업하는 장면 3장을 하나의 사진으로 합쳤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은 12일 중국 우한에서 3차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 중 의심환자 이송 임무를 맡았다. 구급차는 특수필름으로 도배했다. 이송에 나선 구급대원들은 개인보호구로 고글과 의료용 N95 마스크, 보호복, 덧신, 장갑을 착용했다. 환자와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큰 손은 이중으로 장갑을 끼었다. 개인 보호장비 착용에만 5~10분의 시간이 걸렸다.

서울 시내 소방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전담구급대를 운영하고 있다. 의심 증상을 느낀 환자가 119에 신고하면 보건소 구급차가 먼저 출동하고 여유 인력이 없으면 전담구급대가 출동한다. 구급대는 국가지정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서울대병원·서울의료원·중앙대병원·한일병원과 서울시 지정병원인 보라매병원 중 한 곳에 환자를 옮긴다. 환자 이송 중에는 구급대원들은 환자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인다. 원래 3인 1조인 구급대원은 2명만 탑승하고 운전석과 보조석에 앉는다. 이동 중에는 환자와 전화통화를 계속하면서 지정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환자 상태를 점검한다.

환자 이송을 마친 구급대원들은 지정병원에 마련된 감염병 폐기물 통에 각종 보호장비와 구급차를 덮었던 필름 등을 넣는다. 구급대원들과 구급차는 소독한다. 복귀 뒤에는 각 소방서에 마련된 감염관리실에서 2차 소독을 한다.

3차 전세기로 귀국한 우한 교민 중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은 5명이었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는 출동한 구급차보다 환자가 적어 직접 이송에 나서지는 않았다.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된 우한 교민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안전센터에서 구급차 내부를 특수필름으로 덮고 있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안전센터에서 구급차 내부를 특수필름으로 덮고 있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안전센터에서 구급차 내부를 특수필름으로 덮고 있다.
발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안전센터에서 구급차 내부를 특수필름으로 덮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도 있지만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감염병 대응 수준이 높아졌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119 전담구급대원들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꺾였다. 구급대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 증상이 있으면 신고를 하시고 관련 전문가들의 안내를 받으면 크게 염려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막연한 공포에 쓰러지지 않도록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의 유명한 금언을 되새길 때이다. 바이러스와의 승부에 대처할 효과적인 전술을,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 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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